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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예고' 신고해도…경찰과 소방서는 '밀땅'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모두들 안녕'. 직장인 김모(53) 씨는 지난 주말 오후 7시 40분쯤 사촌동생의 SNS 메시지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메시지에 딸린 위치 정보는 'A대교 위에서'라고 적혀있었다. 그동안 밝게만 지내는 줄 알았던 사촌동생의 '자살 암시'임을 직감한 김 씨. 곧바로 생사 확인을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 신호만 계속 울릴 뿐이었다. 이에 김 씨는 112에 전화해 바로 실종 신고했다. 또 A대교 관할 지구대에도 전화를 걸어 "사촌 형인데 한시가 급하니 위치 추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록 김 씨에겐 아무런 답변이 오지 않았다. 2시간 넘게 지난 오후 9시 50분에야 경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소방서가 지금에야 위치 추적을 해줬다"며 "사촌 동..

표현의 자유 '잃어버린 10년' 되나

한미 쇠고기 협상으로 촉발됐던 이른바 '광우병 촛불'이 2일로 5주년을 맞았다. 그 사이 정권은 바뀌었지만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만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5년간 안팎으로부터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자칫 현 정부에서도 이런 기류가 10년째 이어질 조짐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5년전의 '촛불'은 대한민국에 많은 걸 의미했다. 자신을 불살라 주위를 밝게 비추기에 '희생'을, 바람에 약하지만 여럿이 모여 온 세상을 채우기에 '결집'을, 어둠 속에서 새벽을 기다리기에 '희망'을 뜻하기도 했다. 국민들의 손에 들린 촛불은 일견 '표현의 자유'를 구현하는 수단으로도 여겨졌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그것은 '착시'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헌법은 21조 1항에 '모든 국민은 언..

롯데百 매니저 4년만에…"가매출로 빚만 5억 원"

"청량리 롯데백화점에서 자살하신 그 분의 심정은 누구보다도 제가 더 잘 알아요". 노동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수도권 한 법원 앞에서 만난 서남현(40·가명) 씨는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 2007년부터 서울 시내 한 롯데백화점의 가구매장 매니저로 일하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동'했던 서 씨였다. 하지만 4년 동안 실적 압박과 '가매출'의 굴레 안에서 허덕이던 서 씨는 결국 집까지 송두리째 잃고 5억 원가량의 빚만 남았다. ◈ 판매사원으로 시작해 백화점 매니저로 '입성' 서 씨가 처음 백화점 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지난 1995년. 가구업체에 직접 고용된 판매사원으로 취직하면서부터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사원으로 일하면서 매니저의 눈칫밥을 보며 일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발에 땀..

"사장님 너무 아껴요"…'20년' 이주노동자들의 '꼬레아'

산업연수생이란 이름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땅을 밟은 지 올해로 어느덧 20년이 됐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차별과 착취 속에 노동조합도 설립하지 못하고 있다. 제123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경기도 시흥의 한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베트남 출신의 부이 티린(26·여) 씨는 휴일도 없이 하루 12시간 넘게 재봉틀을 돌린다. 한국에 온 지 벌써 4년 6개월, 이제는 적응될 법도 하지만 일은 여전히 고되기만 하다. "가장 힘든 건 (일하는) 시간이 너무 많은 거죠, 쉬는 날도 뭐 적고. 평일에도 야간 (근무) 많이 하고. 일이 많으면 하루에 한 12시간 근무해요. 휴일? 바쁜 데도 다 일해요". 월급이라도 꼬박꼬박 나오면 다행. 일은 일대로 하고 돈을 떼여도 어디 ..

선물에 축의금-건보료 '콤보'… 5월은 '등골 브레이커'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겐 5월이야말로 잔인한 달이다. 각종 기념일에 결혼 성수기까지 엎친 데다, 건강보험료 추가 징수까지 덮치면서 어느새 지갑은 황무지처럼 텅텅 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직장 2년차 회사원 "5월은 가정의 달이 아니라 적자의 달" 영업직으로 일하는 회사원 최병조(26·가명) 씨가 그 황무지에 서있다. 5월을 코 앞에 두고 스마트폰 일정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마다 모래를 씹는 듯 괴로움을 느낀다. 월 단위 일정을 주 단위로 바꿔봐도 이렇다 할 답은 나오지 않는다. 한숨만 연신 나올 뿐이다. 앱 캘린더를 일 단위로 바꿔 5월 1일부터 휙휙 네 번 터치하자 굵은 활자로 할 일이 뜬다. 5일 어린이날. 동의어는 곧 '조카 선..

발견 보름 넘도록…'미궁' 빠진 이 권총!

군과 경찰도 쓰지 않는 권총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민간인이 자살했지만, 사건 발생 보름여 지난 29일이 되도록 권총 입수 경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져있다. 그동안 총기 문제만큼은 안전하다고 여겼던 대한민국이기에, 시민들의 불안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권총 자살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2일.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주인 오모(59)씨의 오른손에 들린 건 J-22 권총이었다. 22구경인 이 모델은 미국 제닝스사가 지난 1989년과 1990년, 단 2년만 제작했다. 길이는 2.5인치, 약 63.5mm로 탄창에 6발의 탄알이 들어가는 초소형 권총이다. 문제는 이 모델이 국내에는 정식으로 발 붙일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발견 당시 국군과 경찰도 곧바로 ..

백화점 '슈퍼乙'의 집단분노…무색해진 '함구령'

"언론과 접촉하면 백화점 업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 롯데백화점이 청량리점 입점업체 여직원의 투신자살 직후 전 직원에게 '협박성' 함구령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동안 '슈퍼 을(乙)' 입장에서 억눌려온 백화점업계 전·현직 종사자와 그 가족들의 분노에 찬 증언과 제보들이 언론사는 물론, SNS와 온라인 공간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함구령'이 무색해지고 있는 건 물론, 다수 네티즌들이 불매 운동까지 제안하고 나서면서 바야흐로 백화점 측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일단 전·현직 종사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대형 백화점이 "매출 목표량을 채우라"며 입점업체 직원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 카드로까지 결제하도록 '가매출'을 강요한다는 건 공공연한 ..

'무법지대' 퀵맨…누가 '서커스의 곰'으로 내모나

고강도 노동과 수수료 횡포에도 매일 아침 위험한 거리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퀵서비스 기사들. 이들을 '삼중고'에 몰아넣는 것은 다름아닌 '과다 출혈 경쟁' 때문이다. 국내 퀵서비스 업체는 대략 3000~4000여 곳. 이들 업체에 소속돼 생계를 이어가는 퀵기사들은 1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저도 추정치에 불과할 뿐,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토바이 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무법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당국도 제대로 된 통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수급의 불균형만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퀵서비스 이용객은 한정돼있지만, 종사자만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공급의 과다 현상은 결국 노동자들의 처우 악화로 되돌아온다. 과다 경쟁으로 ..

'출근비'를 아시나요…퀵맨은 오늘도 '전(錢)쟁중'

"온종일 일해봐야 12만 원쯤 벌지만, 수수료에, 프로그램 사용료에, 적재물 보험료까지 업체에 내다 보면 손에 쥐는 건 7만 원도 안 된다". 매일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생존 전쟁'을 벌이는 퀵서비스 기사들. 하지만 이들을 더욱 심각하게 짓누르는 건 바로 돈의 싸움, '전쟁'(錢爭)이다. 어렵사리 번 돈의 절반 가까이는 각종 업체에 온갖 수수료로 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퀵 기사들이 공식적으로 수수료나 사용료를 내야 하는 업체만도 세 군데나 된다. 먼저 퀵기사들이 소속된 퀵서비스 업체는 주문 하나당 23%씩 수수료를 떼간다. 1만 원짜리 택배를 보내고 오면 7700원만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처음부터 업체 수수료가 23%나 됐던 건 아니다. 10~13%쯤 하던 게 야금야금 오르다가 어느새 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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