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절규 "떠날 거예요…나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다"
세월호 침몰 1주일, 지지부진한 정부의 수색작업은 "남 부럽지 않게 키웠다"고 자부하던 한 엄마를 "내 새끼도 지키지 못하는 부모"라며 자책하게 바꿔놓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모(50·여) 씨는 백일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미국에서 의사 공부를 하는 큰딸, 판사가 꿈이라며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작은딸을 위한 기도였다. "1주일 전만 해도 내 자식들에게 유능한 부모라고 생각했어요. 발버둥 쳐서 이렇게 왔는데, 정말 남 부럽지 않게 내 딸 인재로 만들어놨는데…". 지금 김 씨는 진도항에 있다. 단원고 2학년인 작은딸이 저 바다 깊이 가라앉은 세월호에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후 사흘 동안 김 씨는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울부짖었다. 견디다 못한 남편이 쓰러졌다. 말을 더듬고 눈이 풀린 채 온몸이.."조개 캐는 수준"이라더니…민간잠수사 뒤늦게 투입
민간잠수사에 대해 "조개 캐는 수준"이라던 정부가 이들을 현장에 다시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수중환경협회 황대영 회장은 23일 오전 9시 40분쯤 진도항에서 "정부와 계약한 특정 민간업체를 제외하면 민간잠수사는 작업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난 17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색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오전 8시 30분쯤 황 회장 등 민간잠수사 50여 명은 구조작업을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입수는 물론 입수 중간기지 역할을 하는 바지선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오후 5시 30분쯤 진도항으로 돌아왔다. 황 회장은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MI)'라는 업체가 정부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관·군 합동조사단이라는데, 여기에서 민(民)은 돈을 받고 일하는 이 업체를 말할.."민간은 조개 캐는 수준…어떻게 투입하나"
정부가 세월호 사고 현장 민간 잠수사 투입 제한 논란에 대해 전문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심해 전문 잠수사 출신인 해군 한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서 2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조개를 캐는 수준의 실력을 갖춘 잠수사들을 어떻게 선체에 투입할 수 있냐"며 잠수 전문성을 거론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세월호와 같은 여객선은 격실 등으로 구조가 워낙 복잡해 배 설계도를 읽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필요하다"며 "레저나 스포츠 수준의 잠수 실력과는 구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실력은 국가 기술 자격증인 산업잠수기사 소지 여부에 따라 구분하고 있으며, 이는 수중 폭파나 용접 등 매우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사람들로 국내에 250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A 업체 ..'에어포켓' 있긴 있나…정부는 '함구'
세월호 선체에 대한 진입과 수색이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있는 ‘에어포켓’ 존재 여부에 대해 정부가 함구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고명석 대변인은 23일 오전 10시 전남 진도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선체 내 '에어포켓' 존재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수색에 집중하느라 그것까지는 확인을 못했다"며 말끝을 흐리고, 선체 수색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전날 오후에 진행된 특별취재단 수색 현장 브리핑에서도 장진홍 해군 재난구조대장은 '현재까지 에어포켓이 보고된 바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아직까지, 저희는 단순 구조 작전만 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것은 판단 못하겠다"고 얼버무렸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선체 진입 이후 아직까지도 에어포켓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3년전 설봉호처럼만 했다면" 당시 130명 전원 구조
세월호는 사고 초기 대응 실패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불러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3년 전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설봉호 사고는 화재 발생에도 침착한 초기 대응으로 승선원 전원을 구조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6일 설봉호(4166톤)는 전날 저녁 부산을 떠나 세월호처럼 제주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카페리에는 승객 104명과 승무원 26명 등 130명이 타고 있었고, 화물칸 1~2층에는 비료 사료 등 125t의 화물이, 3층에는 차량 85대가 실려 있었다. 당시 오전 0시 40분쯤 여수시 삼산면 백도 인근 해상을 지날 무렵 설봉호 선미 부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모두가 잠든 시간이었고, 자정을 지나 조타실 역시 긴장이 풀리기 쉬운 때였다. 하지만 승무원들의 대응..만감 교차하는 서망항 어민들 "무슨 말을 하랴"
22일 찾은 서망항. 세월호 침몰 이후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진도항(옛 팽목항)에서 불과 1㎞가량 떨어진 이웃 항구다.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난 이날 서망항에는 북적대는 진도항과 달리, 적막과 쓸쓸함만이 가득했다. 꽃게잡이가 한창이어야 할 지금, 드문드문 드나드는 운반선만이 있을 뿐이다. 세월호 침몰이 서망항 어민들의 삶의 터전도 앗아간 셈이다. 서망항 해역은 꽃게의 서식지로 유명해, 매년 이맘때가 되면 꽃게를 사러오는 상인들과 관광객들의 발길로 분주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썰렁하기만 하다. 침몰 사고로 인해 서망항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긴 것. 한 어민은 "정부에서 사고 인근 지역으로 관광을 자제해달라고 하면서, 보다시피 이곳을 찾는 사람이 없다"고 호소했다. 관광만 문제가 아니다. 세월호 사고 지점..뒤바뀐 시신에 뒤늦은 오열 "내 새끼가 맞다고…"
세월호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남학생의 신원 확인이 잘못돼 다른 가족에게 인양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자식이 숨진 줄도 모르고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뒤늦게 오열했고, 장례를 준비하던 가족들은 또다시 자식을 기다리게 됐다. "내 새끼가 맞는 거에요. 어떻게 이런 일이…." 22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는 진도체육관 DNA 상담실에서 여성의 울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지난 20일 발견돼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장례식장에 안치된 단원고 남학생의 시신이 진도체육관에 있는 다른 가족의 DNA와 일치한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다른 이름의 명찰을 차고 있어 시신의 신원 확인이 잘못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가족들은 자식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지도 모르고, 진도에서 무려 이틀을 더 애를 태웠다..."정부보다 낫다" 빨래까지 돕는 자원봉사 손길
진도 실내체육관 뒷쪽에 있는 '밥차'는 이른 저녁 준비로 분주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해가 중천인 낮 3시쯤부터 저녁 반찬으로 쓸 감자와 호박 등 식재료를 다듬느라 여념이 없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주일째, 가족들 500여 명이 머무르는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10여곳 넘는 봉사단체가 24시간 상주하며 실의에 빠진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밥차는 물론, 움직이기 힘든 가족들에게는 쟁반에 밥과 국, 과일을 담아 직접 가져다 준다. 대한적십자와 같은 구호단체, 지역 봉사단체 등 다양한 성격과 지역의 봉사단체에서 운영하는 밥차만 3곳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끼니를 거르는 가족들을 위해 24시간 운영된다. 뜨거운 물은 하루종일 끓여 대기시킨다. 하지만 그런다한들 대다수 부모들은 밥 한 ..중대본 '닮은꼴' 범대본도 '우왕좌왕'
대규모 다이버가 동시에 작업할 수 있어 기대를 모았던 ‘잭업바지’가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 기능을 못한 ‘중대본’을 대신해 몸집을 키운 ‘범대본’ 역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고명석 대변인은 22일 오후 3시 전남 진도군청에서 열린 브리핑 직후 기자와 만나, 잭업바지 도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오늘 저녁 오기로 돼 있는데 정확히 파악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사흘만인 지난 18일 투입이 결정돼 당일 오전 10시에 부산에서 출발한 잭업바지가 나흘이 넘은 지금까지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 “어제 저녁 도착 예정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고 대변인은 “오늘 저녁으로 계획돼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오전만해도 합동수사본부는 “잭업바지가 오늘 저녁 도착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