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하나에 7개나…국세청은 '오류의 왕국'

외국인들에겐 '대한민국의 얼굴'인 정부 영문 홈페이지가 여전히 오류로 넘쳐나고 있다.

CBS노컷뉴스 보도(5월 26일 '구청장이 '동작구 대통령'?…정부 영문 표기 '망신살')로 지적된 오류는 대부분 고쳐졌지만, 부처가 개편될 때마다 오류는 걸러지지 않아 망신이 반복되고 있는 것.

◈지적된 대부분 오류는 고쳐졌지만…

부산시 명예통역관인 오용웅(72) 씨의 도움으로 지난 보도 이후 100일이 지난 시점에 다시 정부 영문 홈페이지를 검증해보니, 대부분 오류는 고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영문 홈페이지에서 발견된 박근혜 대통령 영문명이 국립국어원 로마자 표기법 원칙을 따르지 않은 오류는 전부 고쳐졌다.

세종특별시로 이사했지만 주소를 여전히 서울로 기재했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도 오류를 바로잡았다.

이 밖에 여성가족부, 동작구, 기획재정부 등의 오류도 전부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류의 왕국' 국세청…약도 한 장에만 오류 '7개'

 

하지만 재검증 작업을 통해 새로운 오류도 발견됐다. 특히 국세청 영문 홈페이지는 '오류의 왕국'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특히 영문 약도는 잘못 표기되지 않은 부분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일단 로마자 표기법 원칙을 따르지 않은 표기가 대부분이었다.

종로구는 발음을 중시하는 원칙에 따라 Jongno-gu로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약도에는 모두 Jongro-gu로 표기했다.

이에 따라 '종로'가 들어가는 '종로경찰서', '종로1가', '종로 타워' 등의 표기가 모두 잘못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광화문(Gwanghwamun)도 Gwanghwamoon으로 잘못 표기했다.

Embassy of Japan이 정식 명칭인 일본대사관도 Japanese Embassy로 강제 개명 당했다.

명칭이 바뀌거나 이전한 건물을 그대로 이정표로 사용하는 오류도 있었다.

한국일보는 중구 남대문로로 이전했지만 약도에는 여전히 옛날 주소를 한국일보로 표기하고 있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로 변경됐고 장소도 창경궁로로 이전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제일은행(Korea First Bank)도 그대로였다.

이런 오류는 한글 홈페이지에도 그대로 나타나, 잘못된 한글 홈페이지를 검증 없이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지역명 오류도 부지기수였다.

국세청은 영문으로 지역 국세청을 소개하면서 인천(Incheon)을 '인첸'(Inchen)으로, 대전(Daejeon)을 '디전'(Deajeon)으로, 대구(Daegu)를 '디구'(Deagu)로 쓰는 차마 웃지 못할 실수를 했다.

10여 년 전부터 부처 영문 홈페이지를 감시한 오용웅 명예통역관은 "지적을 해 바뀌는 것도 그때뿐, 홈페이지가 바뀌면 또 다른 오류가 속출한다"고 꼬집었다.{RELNEWS:right}

이어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제정·공포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정부 홈페이지에서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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