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공사 현장에 한강물이 유입돼 7명이 수몰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 원인을 놓고도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강의 수위 상승이 오전부터 예고됐는데도 공사를 강행한 점으로 미뤄 '인재'(人災)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 본동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현장에 60톤의 한강물이 유입된 건 15일 오후 5시 29분쯤.
이 사고로 인부 조모(57·중국인) 씨가 숨지고 6명이 수몰됐다. 사고는 상수도관 끝 부분에 설치된 철문이 유입된 한강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부서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날 한강의 수위가 높아질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강 상류인 강원도와 경기 북동부 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이날 오전부터 수위 조절을 위해 팔당댐 방류가 시작됐다.
이어 사고 지역 인근인 한강대교의 수위는 사고 발생 이전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사고 발생 시간대인 오후 5시 30분까지 한강대교 수위는 각각 4.89m, 5.09m, 5.29m를 기록했다.
사고 발생 이후인 오후 6시 30분에는 5.52m, 7시 30분에는 5.93m, 8시 30분에는 6.1m를 기록해 수위가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한강 수위의 변동은 지방자치단체나 경찰 등 관할 부서에 수시로 통보돼 공사 속행 결정 등에 사용된다.
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오전부터 꾸준히 팔당댐 방류량이 많아 어느 한 시점에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지는 않았다"며 "수위 정보를 팩스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수시로 보내 공사 현장이나 감독 부서에서 활용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장 책임자 등 관리 감독 부서에서 수위 정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인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공사장 인부들은 한강 수위가 부쩍 오르는 상황에서도 안전에 유의하라는 지침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하 작업장에는 비상 인터폰이 설치돼 언제든 작업을 중단할 수 있었지만, 서울시와 하도급 업체는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