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들 찾은 야당 "장회장 청문회 세울 것"

민주당 의원 10여 명이 경영진의 편집국 강제폐쇄에 맞서 농성 중인 한국일보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를 방문해 지지하고 나섰다.

민주당 한명숙, 정세균, 신학용, 이용섭 등 환경노동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은 25일 오후 5시 40분쯤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일보 본사를 찾아 한국일보 비대위를 격려했다.

의원들은 이날 한국일보 사장단과 한국일보 사태에 대한 면담을 요청하려 했으나 사장단이 자리를 비워 성사되지 못했다.

의원들은 3층 노조 사무실을 방문한 뒤 15층 편집국 앞의 대치 현장을 찾아 노조 측에게 상황을 설명받았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편집국 안의 사측 용역 직원들에게 막혀 편집국에 들어가지 못하자 "의원들까지 채증하고 있다.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항의했다.

이어 의원들은 1층 로비에서 열린 비대위 총회에 참석해 지지발언을 남겼다.

한명숙 상임고문은 "독재정권 시대에도 일어날 수 없던 일이 일어나 독재가 부활하는 것인가 소름이 돋는다"며 "쟁의행위도 하지 못하고 직장폐쇄를 당해서 170여 명의 기자들이 또다시 길거리에 앉아야 하는 언론탄압이 우리나라를 어디까지 추락시킬까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미국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신문이 없는 정부를 택하느니 정부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했다"며 "그만큼 민주주의와 언론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고, 어떤 경우에도 언론이 탄압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MB 정권 5년 동안 많은 언론인이 현장으로부터 퇴출돼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을 직시하고 있다"며 "한국일보가 제 모습을 찾고 독자, 국민에게 사랑받는 언론으로 재탄생할 때까지 국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학용 의원은 "한국일보가 이렇게 사그러질 수는 없다. 여러분의 행동이 옳다고 본다"며 "여러분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 저희도 예의주시하며 여러분의 진실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기홍 의원은 "오늘 의원들이 사장을 면담하려 하자 사장단이 도망갔다.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기 때문"이라며 "장재구 회장이 200억 원을 배임해놓고 적반하장이 벌어지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 있다.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환노위 간사를 맡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국회 환노위도 회사의 부당 노동행위가 명백하다고 본다"며 "반드시 장재구 회장을 환노위 청문회에 세워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대한변호사협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멀쩡하게 일하는 기자를 내쫓고 편집국을 폐쇄한 사측의 행위는 합법적 직장폐쇄가 아니다"라며 비대위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201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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