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내정자가 임명전 줄줄이 낙마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짐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검증 부재'를 놓고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인사청문회도 하기 전에 초대 장관 후보의 20%가 중도 하차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해외 토픽감'이다.
"도대체 검증을 하긴 한 거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터져나올 수 밖에 없다.
특히 낙마자들에게서 드러난 결격 사유가 대단히 복잡한 사안도 아니라는 데서 문제는 더 심각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이중국적 등은 그동안 각종 공직 인사 검증마다 빠지지 않던 '기본 검증 사항'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각 인선을 주도한 그룹은 류우익 대통령 실장과 정두언 의원,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세 명의 최측근.
당초 이들은 검토 대상 5천 명 가운데 1차로 90여 명을 추린 뒤, 중앙인사위와 청와대 자료로 2차 정밀 조사까지 벌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은 '부실 인사'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이후에는 "당선인 자격으로는 정부 검증 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웠다"고 다른 해명을 내놨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에 인사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안착되지 못해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의 경우엔 이미 "정부 인선이 아슬아슬하다"고 한발 빼면서 거리두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을 코앞에 두고 민심 이반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여권 안팎에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실용주의' 기조에 기대 '도덕성'보다 '능력'에 치중한 인사 검증이 결국 기본 하자조차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008-02-27 오후 9:5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