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前차관 '홧병' 입원 연장…실신·각혈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맹장수술'로 내과에 입원한 데 이어, 지난 7일 '홧병'으로 실신한 뒤 신경과로 옮겨 사실상 장기 입원 국면에 돌입했다.

김 전 차관이 실신한 날은 공교롭게도, 경찰이 3차 소환 요구를 통보한 시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CBS노컷뉴스가 11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학병원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 전 차관은 금요일이던 지난 7일 내과에서 신경과로 진료과목을 변경했다.

이날은 김 전 차관이 지난달 19일 맹장수술을 이유로 입원한 지 정확히 20일째 되는 날이다.

첫 입원 당시 김 전 차관측은 소환 조사를 요구하는 경찰 측에 "20일간의 입원이 필요해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진단서와 함께 제출했었다.

김 전 차관이 신경과로 옮긴 건 경찰의 계속되는 소환 조사 요구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으로 해석된다.

병실 앞에서 만난 김 전 차관측 관계자는 "지난 7일 경찰의 3차 소환 요구서가 집으로 날아왔다는 연락을 받고 열이 받아 쓰러진 걸로 알고 있다"며 "홧병으로 실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 전 차관이 각혈을 자주 하고 몸 상태가 많이 안 좋다"며 "현재로서는 퇴원 일정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은 실신해 쓰러진 뒤 사흘이 지난 10일 신경외과병동 9층의 1인실로 병실도 옮겼다.

실신에 이은 허탈 증세는 물론, 당뇨와 식도역류 현상까지 보여 정밀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건설업자 윤모(52) 씨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도 상당 기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은 이미 김 전 차관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했지만, 입원 등의 사유가 있으면 출석을 유예한다는 형사 절차 규정에 따라 퇴원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은 여전히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입원 치료가 끝나야 수사가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달초 성접대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던 당초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게다가 김 전 차관이 퇴원을 하더라도 경찰의 소환 요구에 응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 전 차관측 관계자는 "소환 의도를 모르겠고 '창피 주기' 아닌가 생각한다"며 "현재로선 퇴원 일정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찰은 김 전 차관이 향응을 제공받은 대가로 윤 씨에 대한 고소 사건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해왔다.

특히 윤 씨에 의해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차관 등 여러 유력인사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진술도 확보, 동영상 원본에 등장하는 남성을 김 전 차관으로 결론내렸다.

경찰은 김 전 차관이 현재 피의자 신분인 만큼, 3차 소환에도 장기간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1일 "너무 수사를 오래 끄는 것은 비효율적인 것 같다"며 "마무리 지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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