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총리직 제의…'83명 공천' 의견 접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박근혜 전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국무총리직을 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은 또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공천 갈등과 관련, 박 전 대표측 원내외 인사 83명 상당수의 공천을 보장하겠다는 '대타협안'도 제시해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밤 CBS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당선인이 박 전 대표에게 총리직을 정중히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당선인은 박 전 대표측이 제시한 공천 희망자 명단 83명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표는 총리직 공식 제안에 정중하고 완곡하게 거절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 한 의원은 총리직 제안과 관련, "그동안 측근들을 통해 흘러나와 불쾌한 측면이 컸다"며 "이 당선인이 공식 제안했다면 박 전 대표도 불쾌함을 많이 덜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은 그러나 '공천 타협'에 대해서는 "83명 명단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펄쩍 뛰면서 "다만 특정 개인이 지극히 사적인 견해로 안(案)을 이명박 당선인측에 전달했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에서 이 당선인은 새 정부 내각 구성에 대한 조언도 박 전 대표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분당'(分黨) 위기로까지 치닫던 한나라당 내홍은 사실상 양대 수장의 '전격 대타협'으로 봉합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두 사람이 이날 30분간의 비공개 회동 이후 밝은 모습으로 시종일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박근혜 전 대표는 회동 직후 "당이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이 당선인의 얘기를 공개하며 "나도 거기에 전적으로 동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또 "나라를 발전시키고 새 시대를 여는데 서로 힘을 합치자"고 당부했고,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힘을 합쳐 최대한 돕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론에서는 다소 해석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당선인은 회동 이후 측근들과 만나 "강재섭 대표가 밝힌 원칙대로 공천 작업을 해나가면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당선인은 특히 이방호 사무총장에게 당초 원칙대로 공천심사위를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김무성 최고위원에게 "무리한 것도 아닌데, 이것은 반드시 관철시켜달라"고 당부했다.

난항을 겪고 있는 공천심사위 구성을 놓고 두 사람이 인식하고 있는 '원칙'의 차이가 다소 엇갈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심사위원을 확정할 예정이던 총선기획단 회의는 결론 없이 무산됐지만, '대타협'이라는 큰 가닥에서 조만간 절충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08-01-23 오후 11: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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