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대기업 그룹 회장 부인과 막내 아들이 공원을 산책하다 개에 물리고 개 주인에게 맞는 등 봉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B그룹 회장의 부인 나모(72) 씨는 지난 9일 저녁 6시쯤 아들 이모(43) 씨와 함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순간 목줄이 풀린 큰 개 한 마리가 모자에게 달려들어 나 씨의 오른팔을 물었고, 아들 이 씨는 마침 들고 있던 우산으로 개를 제지하며 맞섰다.
하지만 이를 보고 달려온 개 주인은 오히려 이들 모자를 밀치는가 하면, 이 씨의 다리를 발로 걷어차기까지 했다.
이에 이 씨는 개 주인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119구급대를 불러 어머니 나 씨를 근처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당시 출동했던 인근 소방서 한 대원은 "정확한 개의 종류는 모르겠지만 누렇고 몸집이 컸다"며 "골든리트리버와 비슷하나 털이 더 짧았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나 씨는 개에 물린 상처가 그리 크지 않아, 응급실에서 소독 및 항생제 처방을 받고 바로 퇴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뻔뻔한' 개 주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근 파출소 경찰관들에게도 외교관 신분임을 내세우며 정확한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파출소에 임의동행된 이 남성은 자신이 주한 독일대사관에 근무하는 무관보(武官補)라고 신원을 밝힌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경찰은 개에 물리고 폭행까지 당한 이들 모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무관보 A 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B그룹은 주택 건설 및 임대주택업을 주업으로 하며 계열사 17개를 보유, 공기업을 제외한 재계 서열 20위권의 거대 그룹이다.
나 씨는 이 그룹 회장의 부인이며, 함께 봉변을 당한 이 씨는 셋째 아들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2013-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