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자택에 화염병이 투척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휴일이던 지난 5일 새벽 6시 20분쯤 관악구 남현동에 있는 원 전 원장의 자택에 5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괴한 2명이 화염병 2개를 투척했다.
소주병 크기의 유리병으로 제작된 화염병은 2층 건물인 원 전 원장의 자택 마당 안쪽으로 떨어졌으나, 화재로 번지지는 않아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원장 측은 즉각 112에 신고를 하는 대신, 사건 다음날인 6일 밤 경찰 측에 비공개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민들은 CBS 기자와 만나 "당시 원 전 원장의 집에서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사건 다음날에는 평소 보이지 않던 흰색 승합차가 원 전 원장의 집 앞에 주차돼 있었다"며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검은 옷을 입은 남성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원 전 원장에게 불만을 품은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근 CCTV를 확보하는 한편, 화염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CCTV에는 투척 장면이 찍히지는 않았지만, 사건 발생 시간대에 50대 남성 2명이 도주하는 뒷모습이 찍혀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지난달 23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앞으로 협박 편지와 밀가루가 담긴 괴소포가 발송된 사건과 이번 화염병 투척 사건의 연관성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연계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원세훈 전 원장은 국가정보원법(정치관여 금지)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민주통합당 등에 의해 고발돼, 검찰에 소환되는 등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2013-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