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측이 이미 '분당'을 전제로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천심사위원 명단이 확정될 24일을 전후해 박 전 대표측이 집단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도 높아 총선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독자신당 창당 움직임 꿈틀 = 박근혜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21일밤 CBS 기자와 만나 "분당에 대비한 창당 작업이 이미 실무 착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측근은 "구체적인 실무 책임자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실제 창당 작업은 진행되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또다른 박 전 대표측 인사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중앙당 창당을 위한 다섯 개 시도당 창당은 어렵지 않다"며 "지금은 시간 싸움일 뿐"이라고 이를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가능성으로만 제기됐던 박 전 대표측의 집단 탈당과 이에 따른 독자신당 창당이 현실화될 개연성이 한층 높아졌다.
박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이 같은날 "지금 구체적 방법을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공개적으로 분당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전 대표측 내부에서는 집단 탈당을 결행할 경우 현역 의원만도 최대 3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무 라인에서는 탈당한 뒤 천막당사를 마련해 창당 작업을 벌인다거나, 이회창 전 총재의 '자유신당'과 당대당으로 합당한다는 등의 구체적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이같은 작업을 직접 주도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도 짐작하고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박 전 대표와의 교감하에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 지도부 압박용 배수진 분석도, 공천심사위 구성 24일이 분수령 = 박 전 대표측은 공천심사위 구성이 확정될 24일을 일단 'D-DAY'로 잡고, 총선기획단이 이날 내놓을 결과를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총선기획단은 이르면 23일쯤 심사위원 명단을 확정해 24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지만, 박 전 대표측은 이방호 사무총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크게 반발해왔다.
박 전 대표측 한 중진 의원은 "공심위 구성이 우리 쪽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다"며 "모든 것은 이명박 당선인에게 달려있다"고 공을 넘겼다.
심지어 총선기획단 내부에서 조율을 벌이고 있는 박 전 대표측 한 의원도 "공천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나부터 탈당을 단행할 것"이라고 결행 의지를 밝혔다.
강재섭 대표와 이방호 사무총장 등 당 주류 지도부는 막판까지 갈등 봉합을 위해 '친박 그룹'과의 조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측의 이같은 강경 기류가 당 지도부를 강력하게 압박하기 위한 '배수진' 성격을 띤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008-01-21 오후 8:3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