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만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가 15만 6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인구의 0.3%인 이들이 가진 금융자산은 461조원으로, 전체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사실은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6일 발표한 '2013년 코리안 웰스 리포트'(Korean Wealth Report)에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전체 인구 가운데 10억원 이상을 가진 이들 부자들의 비중은 일년전보다 11.1% 늘어났다.
이들의 수익원은 재산소득이 39%로 가장 많았다. 금융자산 및 부동산에서 나오는 이자와 배당금, 임대료 등을 포함한다.
사업소득은 29%, 근로소득은 26%였다. 하지만 자산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비중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비중은 지난 2008년만 해도 51%로 절반이 넘었지만, 지난해엔 45%로 감소했다. 반면 금융자산의 비중은 55%를 기록했다.
금융자산 가운데는 예금이 41.7%로 가장 많았고 펀드 24.5%, 보험·연금 19.8%, 주식 13.8% 순이었다.
부자들의 투자 성향이 보수적임을 뜻하는 것으로, 앞으로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는 답변은 30.6%인 반면 늘리겠다는 답변은 9.2%에 그쳤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3천 911만원. 한 달 소비 규모는 평균 831만원이었다. 특히 월평균 의료비 지출액은 52만원으로, 국내 가구 평균 16만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또 의료비와는 별도로 운동과 건강식품 구매에도 매월 79만원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일수록 건강에 신경쓴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센터 고객 784명에게 물어보니, 10억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고객 가운데 70%는 "나는 부자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응답자의 55%가 "100억원 이상 있어야 부자"라고 대답했다. 일년전의 48%보다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