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영' 현대카드…알고보니 '고리(高利) 디자인'

 

 

'약탈적 대출' 논란에 휩싸인 리볼빙(revolving) 결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카드사들이 또다른 '고리(高利) 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론을, 하나SK카드의 경우 현금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고 나선 것.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1조 9천 7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천억원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카드 전체 매출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4.42%에서 5.25%로 커졌다.

카드론은 회원 신용도와 이용 실적에 맞춰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평균 금리는 15~17%이다.

20%를 웃도는 리볼빙보다는 낮지만, 저신용자를 신용 불량으로 전락시킬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수준이긴 마찬가지다.

전통적 '고리 상품'인 현금서비스에 눈독을 들이는 카드사도 있다. 후발 주자인 하나SK카드가 대표적이다.

하나SK카드의 올해 상반기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1조 4천 297억 원을 기록,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1억 원 늘었다.

카드 할부액 역시 1조 6천 441억 원으로 1천 7백억 원가량 늘어났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낮아진 데다, 리볼빙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가계 부채 증가 및 경기 위축으로 리볼빙 자산의 부실화 우려가 있다"며, 현금서비스 리볼빙 연장 금지 등 강도높은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리볼빙 외에도 가계를 짓누르는 다른 '고리 대출'에 주력함에 따라,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당장 카드론이 급증한 현대카드와 현금서비스를 확대한 하나SK카드의 경우 고객 불만도에서도 1, 2위를 다투고 있다.

같은 기간 고객 10만 명당 민원 발생 건수는 하나SK카드가 9.2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카드가 9.1건으로 근소한 2위를 기록했다.

"민원 기준이 회사마다 다르므로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게 이들 카드사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다른 카드사들이 대략 5건 수준인 걸 감안하면, 두 회사에 쏟아진 불만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걸 보여주기엔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zz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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