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업계의 순이익이 올해 상반기에만 1조 4천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데도 카드업계는 '경영난'을 이유로 수수료율 인하에 난색을 표시하는 한편, 각종 혜택은 대폭 축소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 순익은 1조 4천1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순익이 6천338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7천802억원 증가하며 두 배 이상 훌쩍 뛰어오른 셈이다.
가장 순익이 큰 곳은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한 삼성카드로 6천90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카드가 4천232억원, KB국민카드 968억원, 현대카드 904억원, 롯데카드 827억원, 비씨카드 676억원 순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삼성카드는 6천억원이 폭증했고, 롯데카드는 170여억원, 비씨카드는 150여억원, 신한카드는 40여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카드업계의 올해 전체 순이익은 지난해의 1조 5천여억원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2조 5천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외형상 순익이 늘어났을 뿐이란 입장이다.
일회성 수익이 대거 반영돼있는 데다, 감소한 대손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질 순익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들었다는 것.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주식을 매각하며 생긴 7천92억원, 신한카드의 비자카드 주식 매매 이익 989억원이 포함돼있어 "덩치만 커 보일 뿐"이란 얘기다.
여기에 지난해 2분기만 해도 5천388억원이던 대손비용이 올해 같은 기간엔 3천315억원으로, 2천억원 넘게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는 주장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의 실질 순익은 3천986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9월부터 시행된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연말까지 1천100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연간으로 따지면 3천3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는 12월 22일부터 신가맹점수수료 체계까지 시행되면 연간 8천739억원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업계가 '일회성 이익'이라고 강조한 에버랜드 지분 매각 역시 카드사의 자산 운용을 통한 정상 순익인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카드사마다 포인트와 할인 등 부가 서비스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점도 금융 소비자들의 눈에는 '표리부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