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카드 사용액 가운데 항상 상위권에 들던 의류 항목이 올들어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1990년대 후반 외환 위기 이후 처음으로 10위권 밖에 밀려났다.
또 사회 생활이 활발한 40대는 유흥비를 줄이는가 하면, 30대와 50대는 각종 보험료를 아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SK카드가 30일 회원들의 카드 지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2분기 20대 연령층 회원의 의류 관련 카드 지출은 110억원으로 12번째를 차지했다.
또 30대의 카드 지출 항목 가운데 꾸준히 10위 안팎이던 보험료는 312억원을 기록, 순위권에서 아예 밀려났다. 어려운 현실에 '미래 투자'를 졸라맨 셈이다.
30대는 대신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의 교육비에 806억원을 지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5위권에 '자녀 교육' 항목을 올려놨다.
한편 20대와 30대의 '가정 주거' 소비는 각각 139억원과 434억원으로 8위와 10위를 차지, 순위권에 처음 진입했다.
주택 매매는 드물고 전월세 이사가 늘어나면서 보일러와 장판, 가스와 인테리어 등 기본적인 집안 꾸미기에만 돈을 썼다는 얘기다.
대외 활동이 활발한 40대의 경우 유흥비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만 해도 지출 항목 가운데 8위였던 유흥비는 지난 2분기 429억원을 기록, 9위로 한 단계 내려섰다.
대신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40대의 통신비 항목은 488억원을 기록, 지출 7위에 올랐다.
대학생 자녀를 둘 만한 연령대인 50대에선 등록금 부담 등으로 인해 보험료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역시 통신비는 늘어나 처음 9위에 올랐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불황에 따른 서민들의 빡빡한 가계 살림이 카드 지출 현황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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