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칩거' 들어간 손학규, '낙산' 결심하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중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손 전 지사는 15일 오후 전진코리아 창립대회 참석 직후 수행 비서만 데리고 승용차 편으로 강원도를 향해 떠났다. 측근들에게도 행선지조차 알리지 않은 채 "생각 좀 정리하겠다, 일요일에 돌아오겠다"는 말만 남겼다.

'지방 산사(山寺)'로만 알려졌던 손 전 지사의 행선지는 이날밤 낙산사 경내 유스호스텔 주차장에서 그의 차량이 발견됨에 따라 간접 확인됐다.

손 전 지사는 당 경선준비위가 대선후보 경선 룰을 확정하기로 한 오는 18일까지 앞으로의 행보와 거취 문제를 고민한 뒤 상경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캠프내 한 핵심 측근은 "손 전 지사가 이미 결심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다만 '경선 불출마 선언'보다는 '이런 식으로는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수준의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손 전 지사의 '산사 칩거'가 결심을 내리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이미 결심을 굳힌 뒤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통과의례'적 성격이 짙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정치권 주변에서는 그가 많은 사찰 가운데 '낙산사'(洛山寺)를 찾은 배경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불거지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내심 '낙산'(落山), 즉 '경선 대열에서 내려오겠다'는 불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낙산사를 택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선 낙산사에 얽힌 설화를 지목하면서 "손 전 지사가 '여의주'를 위해 애써 이곳을 찾은 것 아니냐"는 흥미로운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낙산사는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여러 날 기도한 끝에 용으로부터 여의주를 받고 관음보살로부터 수정 염주를 받아 안치했다는 설화로도 유명하다.

손학규 전 지사의 낙산사행(行) 자체가 또다른 '선문답'인 셈이다. 손 전 지사는 낙산사로 떠나기 직전 경선 불참 등 '중대 결단'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오늘은 묵묵부답"이라며 말을 아낀 바 있다.


2007-03-16 오전 8: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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