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독립공원에서 대선 출정식을 열고 "암울한 정치가 저를 정치로 불러냈다"며 "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국민 앞에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비불명(不飛不鳴)'이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하면서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가 한 번 날면 하늘 끝까지 날고, 한 번 울면 천지를 뒤흔든다"며 "제가 높이 날고 크게 울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근본적인 혁신 없이는 나라가 무너지겠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민과 함께 쓰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상식이 통하는 사회, 권한과 책임이 비례하는 사회,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부를 만들어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였다"고 강조했다.
문 상임고문은 "무엇보다도 우리는 개발독재 모델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평과 정의를 나라의 근간으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세금 없는 불로소득이 있어선 안 되고, 정치민주화와 더불어 경제민주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고,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경영에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좋은일자리본부장을 맡으면서 줄곧 '성장'을 강조해온 문 상임고문은 이날 '4대 성장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선성장-후분배, 낙수효과 같은 낡은 생각이 사회적 양극화와 성장잠재력 저하라는 아픈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한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과 분배, 환경과 평화가 역동적 선순환을 이루는 4대 성장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배와 재분배 강화를 통한 포용적 성장 ▲사람 중심의 경제성장을 통한 창조적 성장 ▲추가 원전 건설 중단과 신재생 에너지 대폭 확대 등 생태적 성장 ▲국경과 경쟁을 넘어 협동생태계를 활용하는 협력적 성장 등의 추진을 약속했다.
문 상임고문은 성장과 함께 '강한 복지국가'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복지가 포퓰리즘'이라는 새누리당의 중상모략을 거부한다"면서 "복지는 낭비가 아닌 투자이자 사람에 대한 투자이며 동시에 강력한 성장전략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일자리 혁명'을 이루겠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차별철폐,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신규고용 확대 등을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방 일자리에 대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정책의 실효성을 위해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매달 일자리점검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안보와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파탄에 빠뜨린 안보를 바로 세우겠다"며 "휴전선과 NLL(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경제지대로 만들고, 개성공단 확장과 금강산 관광 재개, 병역부담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핵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실종된 6자회담을 재개하고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사교육 경감, 노인 일자리 확대, 가족돌봄 공적서비스 확대 등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