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손학규 전 대표가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완전 고용과 진보적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강조했다.
그동안 민주당의 정책이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 등 분배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손 전 대표는 성장의 이슈에 방점을 찍으며 차별화를 뒀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시민단 100명 등 지지자들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지난 5년간 국민은 이토록 처절하게 분노하고 있는데, 그 목소리는 차갑게 외면당했다"며 "거짓 레토릭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우선 첫번째 화두로 '완전고용국가'를 제시했다.
손 전 대표는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완전고용국가'를 실현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70%이상의 고용률을 달성하겠다. 이로써 20세부터 70세까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고 공약했다.
이어 "완전고용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면서 "진보적 성장은 사회전체의 창의와 혁신에 기초하되, 성장의 과실이 다양한 경제주체에게 고르게 돌아가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전 대표의 성장 담론은 분배와 복지에 한정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중도층까지 폭넓게 포섭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당 대표 시절부터 공을 들였던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도 내세웠다.
손 전 대표는 "재벌의 무차별 확장과 횡포로부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보호하겠다"며 "기업의 소유구조 및 지배구조를 정상화하고, 종업원 지주제 등을 통해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확대하며, 조세정의를 구현해 특권 경제구조를 타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보편적 복지를 통하여 모든 사람이 인격적으로 동등한 사회를 구현하겠다"며 청춘연금제 도입과 환자의 본인부담 상한을 100만원으로 낮추는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손 전 대표는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서울대와 거점 지방국립대를 네트워크화하여 공동학위제를 실시하고 정부책임형 사립대 제도를 통해 사립대학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다음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구현해야 할 시대정신은 민생과 통합"이라며 "사회통합, 남북통합, 정치통합으로 '3통의 대한민국'을 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대한민국이 원하는 리더십은 '유능한 진보', '격조 높은 진보'"라며 "낮은 자세로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소통하는 소통령, 중소기업을 살리고, 중산층을 넓히는 중통령,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남북대통합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한명숙 전 대표, 천정배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의 중진들과 현역의원 19명이 참석했다.
자영업자, 주부, 농민 등 일반 서민들로 구성된 100명의 시민들은 '성장과 풍요'를 상징하는 밥그릇 모양의 조형물에 자신의 소원이 적힌 쪽지를 매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