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와 광주민중학살로 1980년 민주화의 봄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권력을 찬탈했던 '두 친구'가 민주항쟁의 달 6월에 나란히 사고를 쳤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에서 다른 5공 인사들과 함께 사실상 생도들을 사열한 사실이 알려져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놨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사돈에게 맡긴 비자금 수백억 원이 더 있다"며 '미납 추징금' 납부를 내세워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에 '채권추심'을 요청한 셈이다.
'군사반란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예비역 이등병'이라는 분수를 모르고 '미래 군 간부들의 군례를 받는 게 당연하다'는 듯 거침없이 거수경례를 올려붙인 전두환.
아들과 며느리 간 이혼소송 와중에 미납 추징금을 내고도 몇 백억 원이 남을 검은 돈을 되찾기 위해 사돈을 검찰 수사의 칼날 앞으로 몰아세운 노태우.
30여 년 전 한통속이 되어 헌정질서를 유린한 뒤 권력을 주고받던 '두 친구'가 나이 여든을 넘긴 지금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