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한치 양보도 없는 피말리는 접전, 그 치열한 격전 끝에 화제의 당선자들이 탄생했다.
19대 총선에서는 현역 최다선 의원으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서울 동작을)이 7선으로 이름을 올렸다. 출구조사와 개표 초기에는 정 의원이 같은 현대CEO 출신인 민주통합당 이계안 후보와 접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여권의 대권후보 주자답게 뒷심으로 치고 나가 최다선 의원에 올랐다. 새누리당의 홍사덕 의원(서울 종로)도 이번 총선에 7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정 의원은 지난 18대 재산공개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의원이기도 했는데, 이번 19대에서는 최다선 의원 타이틀까지 추가하게 됐다.
친이직계로 '왕의 남자'로 불린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도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와의 접전 끝에 신승으로 의석을 거머쥐었다.
공천 과정에서 친이계 학살 논란 와중에도 묵묵히 지역구를 지킨 '친이계 좌장'은 시련 속에도 살아남은 것이다. 손발이 잘리고, 홀로 귀환했다는 평을 듣는 이재오 의원, 19대에서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정계의 거물도 총선의 거센 파고 속에 침몰했다. 홍준표 새누리당 전 대표는 이날 저녁 개표 초반 민주통합당 민병두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30년 공직생활을 접는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야권의 대권주자군인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도 이번 총선에서 'FTA 검투사' 김종훈 새누리당 당선자와 서울 강남을에서 맞대결을 펼쳤지만 역시 서울 강남벨트라는 새누리당 절대 지지권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대신 새로운 대권주자가 날개를 펼쳤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당선자(부산 사상)은 야권 대권주자로 자리를 굳혔다. '27세 손수조'라는 여권의 변칙 공천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거뜬히 새누리당 텃밭 부산에 노무현의 노란 깃발을 꽂았다.
물론 한계도 있다. 문 당선자는 지역주의를 넘겠다는 노 대통령의 미완의 꿈은 실현했지만, 낙동강 벨트의 동반 당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함으로써 나홀로 당선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결과론적인 해석이지만, 낙동강 벨트에서 문 당선자가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에게 발이 묶였다는 점은 대권주자로서의 문 당선자의 화력에 회의적인 시각을 깃들게 할 수 있다.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는 정세균 민주통합당 의원이 화려하게 되살아나며 입지를 굳혔다. 당내에서 공천 과정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청와대 앞마당인 종로에서 친박 거물을 상대로 이 지역을 야당 권역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정 의원은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또 경기 광명을에 출마한 '정치신인' 민주통합당 이언주 당선자는 장관출신이자 4선에 도전한 새누리당 전재희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신인 돌풍의 주역이 돼 화제의 당선자 반열에 올랐다.
광주에서는 보라색 깃발을 꽂은 오병윤 당선자가 화제의 인물이다. 광주 서구 을에서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으려는 이정현 후보와 격전 끝에 결국 보라색 꽃을 피게 한 것이다. 27년만에 광주에 비민주당 깃발을 꽂았다는 점, 또 진보세력 확장성에 단비가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교두보적 인물이 됐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