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피습당시 옷입고 퇴원한 까닭은

피습사건 열흘만에 29일 퇴원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곧바로 '철의 강행군' 일정을 선택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5.31지방선거의 최대 접전지로 떠오른 대전을 방문,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를 격려한 뒤 도심 은행동 거리 유세장을 찾을 계획이다.

이어 30일엔 또다른 접전지인 제주를 찾아 현명관 후보 지원 일정을 소화한 뒤, 선거 당일인 31일 주소지인 대구에서 투표에 참여하기로 했다.

박 대표의 전격적인 선거 일정 참여는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극비리에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날 오전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까지만 해도 당직자들은 물론, 당 대표실 관계자들도 전혀 박 대표의 향후 일정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병원에서 갓 퇴원하는 박 대표가 이른바 '전투복'인 감색 바지 정장에 주황색 블라우스 차림을 하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것은 결국 '그만한 까닭'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박 대표가 이날 퇴원하면서 지난 20일 피습 당할 당시 신촌 유세에서 입었던 복장을 그대로 입고 나온 것은 "이번 사건으로 중단된 선거 일정을 그대로 잇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계진 대변인은 "갓 퇴원한 박 대표의 지역 방문 및 투표 참여를 놓고 당직자들의 만류가 없지 않았다"며 "박 대표 본인이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의를 토대로 판단해 대전으로 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봉합 수술을 한 만큼 비행기편을 이용해야 하는 제주행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박 대표는 의료진과의 상담을 거친 뒤 제주 방문까지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이처럼 퇴원 직후 다소 무리일 수도 있는 일정을 소화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선거마다 모든 것을 걸어온 박 대표 특유의 승부 근성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계진 대변인은 "당 대표이자 선거대책위원회 의장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게 박 대표의 입장"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책임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결국 스스로도 얘기한 '정치적 오버'로 비쳐져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당내외 부정적 관측에도 불구, 박 대표는 거듭 '철의 이미지'를 내세우며 이번 선거에도 모든 것을 던진 셈이 됐다.


2006-05-29 오후 12:58:58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