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벌 받았다'


"학생장 이재오 등 107명은 제737기 교육생으로 입교했기에 신고합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강원도 원주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이틀 일정의 수련회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작년 제천과 홍천에서 열렸던 당 연찬회와는 다소 성격을 달리해 말 그대로 '수련회'로 마련된 자리.

전여옥 의원의 치매 발언과 최연희 의원의 성희롱 파문 등으로 여전히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다잡자는 의미에서 '스파르타식'으로 진행된다는 게 당측 설명이다.

수련회 기간 음주와 흡연, 휴대폰 사용조차 금지됐지만 이날 오전 9시 여의도를 떠나 원주에 도착한 의원들은 사뭇 들뜬 표정이었다.

하늘색 운동복 차림을 한 의원들은 간만에 의사당을 벗어난 기분을 만끽하려는 듯,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한 모습이었다.

김기춘 의원은 진한 거름 냄새도 정겹다며 "우리는 어릴 때 하도 소 돌보고 거름 치워서 전혀 역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식사반장'을 맡은 홍준표 의원은 "북쪽에 온 느낌"이라고 했고 '설겆이 반장' 김문수 의원은 "뭐 처음 하는 설겆이도 아닌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근혜 대표와 이계진 대변인은 기자들과 인터뷰 하다 입교식에 5분 늦는 바람에 "정신 개척"을 외치며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 '학생장'으로 선출된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곳을 거친 교육생 가운데 가장 모범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연단 위에서 대표 선서를 하려다 가나안농군학교측으로부터 '내려가서 하라'는 지적을 받고는 머쓱해 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입교식에서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인만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가다듬자는 뜻에서 이번 수련회를 마련했다"며 "한마음으로 국민 뜻에 부응하는 한나라당이 되자"고 다짐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입만 벌리면 개혁을 얘기하지만 경선도 제대로 안돼서 '이 당은 개혁의지가 없다'며 탈당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당도 있다"며 열린우리당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또 오전 교육 시간에 들은 말을 인용해 "하라고 하는 국민이 되지 말고 하는 국민이 되자, 하려면 끝까지 하자"며 "국민이 마음을 붙일 곳은 한나라당밖에 없다"고 말했다.


2006-03-30 오후 3: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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