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의 전신을 국가에 강제로 헌납당한 故(고) 김지태 씨의 유족들이 장학회를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한 것과 관련해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원이 24일 고 김지태 씨의 장남 영구(74) 씨 등 유족들이 재단법인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씨의 둘째아들 김영우(70)씨는 이날 판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등법원에 즉각 항소할 것이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미 한 개 국가기관에서 잘못한 일이라고 결정했고, 중앙정보부도 잘못을 인정했다"며 "우리나라 사법부가 국민의 기본권인 재산권보호에 대해 과거 대법원의 판결에 얽매여 기각결정을 한 것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근 거취 논란을 빚어온 정수장학회 최필립이사장에 대해서는 "거취에 대해 코멘트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가문의 재산을 빼앗아 장학회를 했지만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했다. 자제분도 그 피를 물려받았으니 좋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정수장학회로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장학회가 설립취지대로 잘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단지 특정인의 영향력 하에 있다는 것이 문제도 그 특정인이 너무 유명한 분이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이사장직을 자기 자식에게 주지 않았다면 존경받고 숭앙받는 장학회가 됐을 것"이라며 "특정인의 치마폭에서 장학회가 놀아나지 않도록 잘 관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절차적 필요 때문에 주식반환소송을 제기했지만 주식을 돌려받는다 해도 장학회를 없애거나 부정하게 이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장학생들이 누구한테 돈을 받는지는 알아야 하고, 아버지의 정신을 계승되도록 알리는 것이 자식 된 도리다. 아버님의 이름이 장학회이름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07년 6월 "1962년 당시 중앙정보부 관계자 등이 김지태 씨에게서 장학회의 주식과 부동산 등 재산을 헌납받은 것은 공권력에 의한 강요였다"며 "국가는 토지와 주식을 돌려주고 원상회복이 어려울 경우 손해를 물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진실규명 및 권고 결정을 내렸고 김지태 씨 유가족은 이 결정을 바탕으로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등 청구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