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10시, 평소 손님이 제법 있을 시간이었지만 영하의 날씨 탓인지 서울 구로구 '한성카센터'는 한산하기만 했다. 이곳의 이름은 한성카센터지만 간판에는 '쌍용 SUV 전문'이라는 글자가 더 커다랗게 눈에 들어왔다. .
이곳은 2010년 3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9명이 생계유지와 투쟁기금 마련을 위해 문을 열었다. 현재는 2명만이 한성카센터 업무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들은 희망뚜벅이와 쌍용자동차 지부장 활동 등 복직투쟁에 전념하고 있다.
카센터를 지키고 있는 조승형 씨(52)는 "동료들에 비하면 자기들은 훨씬 다행인 편"이라며 다른 동료들 걱정부터 했다. 그러나 2009년 77일간의 파업을 마치고 회사를 떠날 당시를 회상하던 조 씨는 울분을 참지 못했다.
"모든 게 끝나고 나올 때 회사와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일 년 뒤에는 무급휴직자인 동료들은 복직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쪽이 거짓말을 했구나...배신감을 느꼈다."
지난 2009년 5월 쌍용차는 2646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오는 15일이 해고 1000일째가 되는 날이다.
함께 카센터를 지키고 있던 이세홍 씨(35)는 "투쟁 대오가 그렇게 많지 않다. 무조건 투쟁에 올인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가정, 생계 때문에..."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희망텐트'다. 2011년 12월 7일부터 시작한 '희망텐트'는 한진중공업 사태 때 등장한 '희망버스'를 본 따 기획했다.
현재 20명 가량의 해고노동자들이 희망텐트를 지키고 있고, 한 달에 한 번 씩 대규모 희망텐트촌을 연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리해고 1000일에 즈음해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2월 11일부터 12일까지 1박 2일 동안 3차 희망텐트 행사가 열린다..
한진중공업 사태 때 희망버스를 타기도 했던 조 씨는 "(한진 중공업 사태와) 쌍용차 사태는 똑같다"라며, 한진 중공업 사태가 마무리 된 것에 대해 "잘됐다. 머잖아 우리도 한진처럼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씨도 대규모 희망텐트에 대해 "이 희망텐트로 무엇인가 나와야 한다. 뭔가 나오지 않으면 희망은 없다"며 "지금 쌍용자동차의 희망텐트는 절실하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