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발생한 최악의 축구장 난동 사건이 지난해초 '시민 혁명' 이후 잠잠하던 카이로 거리의 대규모 군중 시위로 비화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74명의 사망자와 1천여 명의 부상자를 낸 2일 포트사이드 축구장 난동 직후 성난 군중들은 카이로의 내무부 청사 앞에 모여 돌을 던지며 강력 항의했다.
당시 경기장에 있던 경찰들이 폭력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최소 2명이 질식하거나 돌에 맞아 숨지는 등 630여 명의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 정부를 이끌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SCAF)의 후세인 탄타위 위원장은 "이번 난동 사건의 배후를 추적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모하메드 이브라힘 내무장관도 포트사이드를 관할하는 주지사와 치안 책임자인 경찰서장을 즉각 해고하는 한편, 난입 용의자 47명을 연행 조사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집트 의회는 이브라힘 내무장관을 '직무태만'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포트사이드 축구장에서는 홈팀 '알 마스리'가 카이로 연고의 라이벌 '알 아흘리'를 상대로 3대1 승리를 거뒀다.
이에 열광한 홈팀 관중 일부가 경기장에 난입하고 다른 관중들도 이에 가세, 원정팀 응원단과 선수들을 공격하면서 사태가 불거졌다.
하지만 당시 경기장에 있던 경찰들이 속수무책으로 폭력사태를 방관하는가 하면, 좁은 입구로 대피한 관중들이 한꺼번에 몰려 압사자가 속출했다.
특히 원정팀측은 홈팀 관중 일부가 흉기를 소지한 점, 일부 출구가 막혀있던 점 등을 들어 '난동 사전 모의설'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번 참사는 78명이 숨진 1996년 과테말라시티 사건 이후 최악의 축구장 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