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건설사 5곳이 발코니 확장비용으로만 5년간 2조 5천억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으면 정상구조가 되지 않도록 '옵션'이 아닌 '필수'로 설계, 국민들의 주거비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21일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우건설·포스코건설·GS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 등 5개 건설사가 최근 5년간 공급한 일반분양 아파트 22만 세대 가운데 98.7%인 21만 6천여 세대가 발코니를 확장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공급한 일반세대 중 99.9%, GS건설은 99.0%, 대림산업은 98.6%, 현대산업개발은 98.0%, 대우건설은 97.9%가 발코니를 확장했다.
발코니 확장비용은 분양원가에 포함되지 않아, 세대당 1천만~3천만원까지 추가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들 5개 건설사가 지난 5년간 발코니 확장비용으로만 거둬들인 매출은 2조 4336억원에 이른다.
발코니 확장은 콘크리트와 철근 구조 같은 내력벽을 허무는 등 안전상의 이유로 2006년까지 금지됐다가, 거주 면적을 넓히려는 수요가 많아 합법화돼 현재는 아파트 입주자들의 '선택사항'이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아파트 평면도나 모델하우스 구조를 보면 'ㄴ자', 'ㄹ자', 'ㅡ자' 등 확장하지 않으면 정상 구조가 안되도록 설계하는 게 일반화됐다는 지적이다.
2006년 이전까지는 거실과 침실 등의 구조를 정방형 구조에서 확장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확장을 해야 정방형 구조가 되도록 설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발코니 확장을 시행사에서 따로 실시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포함할 경우 금액은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아파트 설계는 발주처가 하고 있지만 소비자 편의를 위한 설계가 아니라, 발코니 확장을 통해 건설사의 배를 불려주기 위한 설계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부와 공정위는 아파트 건설사의 발코니 확장 꼼수설계에 대한 실태조사와 설계담합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