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성장률 1%대 가나…IMF, 2.6→2.0%로 하향

IMF(국제통화기금)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4월의 2.6% 전망에서 6개월새 0.6%p나 낮춘 수치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Update)을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2.0%, 내년은 2.2%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 4월 내놓은 전망치까지만 해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6%, 내년 2.8%로 예상했지만 반년만에 이를 각각 0.6%p씩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의 3.3%에서 0.3%p 낮춘 3.0%로, 내년 전망치는 4월의 3.6%에서 3.4%로 0.2%p 하향했다. 세계 경제의 하향치보다 한국 경제의 하향 폭을 더 크게 본 셈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2분기 급격한 둔화 이후 미약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제조업 위축 △미중 무역갈등과 지정학적 긴장 △금융시장 심리 악화 등을 하향 조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최근 경기 악화를 겪은 브라질·멕시코·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회복 전망에 힘입어 올해보다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신흥국의 경기회복 불확실성,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전망, 하방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성장세가 더욱 둔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보고서엔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선진국의 성장률은 중국의 경기둔화 및 미중 무역갈등의 파급효과(spillover)로 하향 조정됐다"는 언급도 포함됐다.

특히 경제 하방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무역과 공급망의 혼란'(disruption)을 꼽으면서, 미중 무역갈등과 노딜 브렉시트와 함께 '한일(韓日)간 엄격한 수출 절차'를 지목했다.

선진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 내놓은 1.8%에서 0.1%p 낮춘 1.7%로, 내년 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와 같은 1.7%로 예상됐다.

반면 신흥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의 4.4%에서 0.5%p 낮춘 3.9%로, 내년 성장률은 4월의 4.8%에서 0.2%p 낮춘 4.6%로 각각 전망됐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의 2.3%에서 0.1%p 오른 1.7%로, 내년 성장률도 4월의 1.9%에서 0.2%p 오른 2.1%로 상향 조정됐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의 6.3%에서 6.1%로 0.2%p, 내년은 4월의 6.1%에서 5.8%로 0.3%p 각각 하향조정됐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의 1.0%에서 0.1%p 낮춘 0.9%, 내년은 4월 전망치와 같은 0.5%로 예상됐다.

IMF는 △무역·기술 갈등 해소를 위한 국제협력 강화 △국제조세 및 금융규제 개혁 △글로벌 금융안전망 △기후변화 등의 공조를 각국에 권고했다.

보고서는 "재정여력이 있는 국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함께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재부는 "지난 4월 전망시 한국 성장률은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일년전과 비교하면 0.6%p 하향조정된 수치"라며 "같은 기간 세계경제의 0.7%p 하향전망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처럼 수출 중심의 비슷한 경제구조를 가진 독일이나 싱가포로, 홍콩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1.9%로 예상됐지만, 지난 4월엔 0.8%, 이번엔 0.5%로 일년새 1.4%p의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또 싱가포르는 지난해 10월 2.5% 전망에서 이번엔 0.5%로 2.0%p, 홍콩은 일년전 2.9% 전망에서 이번엔 0.3%로 2.6%p의 대폭 하향이 이뤄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입 수요가 마이너스로 전환됨에 따라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초 국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에 대해 "2.4%로 제시했지만, 경제 상황과 여건을 감안해 볼 때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부 연구기관이 1%대를 전망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2%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IMF가 이날 내놓은 2% 전망치는 그 경계선에 있다.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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