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 억대 뇌물에 15채 소유…LH 임직원 '기강해이' 심각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가운데 11명이 최근 2년간 뇌물 횡령 등 혐의로 해임·파면 등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 관련 조언 명목으로 네 차례에 걸쳐 1억 3천만원 넘는 돈을 받는가 하면, 수의계약 등을 통해 전국에 15채의 아파트를 소유한 직원도 있었다.

LH가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경찰·검찰로부터 뇌물·횡령 등 혐의로 해임·파면 등 징계를 받은 직원이 지난해 3명과 올해 8명 등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징계를 받은 LH 직원은 2015년 17건, 2016년 11건, 2017년 21건, 지난해 33건,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24건에 이르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A씨의 경우 지인이나 직무관련자들로부터 투자 조언과 자문 제공 등의 명목으로 4차례에 걸쳐 1억 315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민원인으로 알게 된 사람에게 공동투자를 제안한 뒤 거래금액 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기도 했다.

B씨는 공사현장 납품을 청탁하는 업체로부터 33회에 걸쳐 그랜져 승용차 렌트비 2191만원을 대납하게 했다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납품 계약 성사시 납품금액의 1.5∼2.5%를 받기로 하고 브로커 업체 대표로부터 3천만원대 현금과 식사 등 향응을 받은 4명도 적발됐다.

C씨의 경우 본인과 가족 명의로 순번추첨수의계약, 추첨제분양 등 각종 수법을 동원해 수원·동탄·대전·포항·창원 등 전국에 15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도 이를 회사에 신고하지 않았다가 징계를 받았다.

박 의원은 "위법과 비리 사실이 드러나도 상당수는 LH 자체 심의 과정에서 징계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며 "징계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고 적극적인 반부패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H 감사실이 징계 처분을 요구한 건 가운데 19%가량은 징계위원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감경'이 이뤄졌다. '평소 성실한 자세로 근무', '장관·사장 표창·훈장 수상 이력', '고의성 없음', '규정 미(未)숙지에 따른 과실', '과실을 깊이 뉘우침' 등이 감경 사유였다.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 임직원들이 법인카드를 심야·유흥업소 등 제한업종에 사용해 관리지침 위반으로 승인 취소된 건수가 2015년 139건에서 지난해 381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들어 7월까지만도 260건에 달한다.

주 의원은 "LH 임직원들의 공직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며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H측은 "내부 공직기강 점검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한 결과, 부패행위 관련 외부기관의 적발비율은 감소하고 있다"며 "유관기관과 협업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2019-10-0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