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WTO(세계무역기구)의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문제와 관련해 "국익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정부 원칙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향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위상, 대내외 동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모든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철저히 따져보겠다"며 "농업계 등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소통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현재 WTO에서 농업 분야에 한해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며 특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특혜 포기 여부를 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홍 부총리는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현재 논의 중인 WTO 농업협상이 없고, 예정된 협상도 없는 만큼 한국은 농산물 관세율, 보조금 등 기존 혜택에 당장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도국 특혜 이슈는 해당 국가들이 기존 협상을 통해 받은 특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사안"이라며 "마무리 단계인 쌀 관세화 검증 협상 결과도 영향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쌀 관세화 검증 협상에 대해선 "미국·중국·호주·태국·베트남 등 5개국과 협의를 진행해 현재 합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국가별 쿼터가 기존 의무수입물량(TRQ)인 40만 9천톤 내에서 배분됐고 기존 513% 쌀 관세율도 유지돼 우리 농업에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와 연관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WTO 체제 유지, 강화와 역내 무역체제 가입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제도를 글로벌 통상규범에 맞게 선제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수산보조금 제도 △국영기업 지원 △위생검역 강화 △전자상거래 제도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글로벌 논의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해 구체적 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2019-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