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정점' 20일 판단…'2017년 3분기'로 확정되나

국내 경기는 언제 정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을까. 정부가 한 차례 보류한 경기 기준순환일 설정 여부를 다음주 재논의해 결정한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가통계위원회는 오는 20일 오전 경제통계분과위원회를 열어 경기 정점 설정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경제활동은 저점-상승-정점-하강을 주기로 순환된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 6월에도 같은 안건을 논의했지만,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해 경기 정점 판단을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기준순환일은 경기 순환 변동 과정에서 국면이 전환하는 시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저점은 수축 국면에서 확장 국면으로 바뀌는 시점을, 정점은 확장 국면에서 수축 국면으로 바뀌는 시점이다.

우리 경제의 최근 저점은 2013년 3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기준으로 보면 101.0을 기록한 2017년 3~5월과 같은해 9월이 정점이다. 또다른 판단 지표인 전년동기대비 GDP(국내총생산)로 보면 3.8%를 기록한 2017년 3분기가 정점이다.

따라서 두 지표가 겹치는 '2017년 3분기'가 제11순환기의 경기 정점일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점이 이렇게 결정되고 내년 2월까지 경기 하락이 지속되면 역대 가장 긴 수축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경기가 가장 오랜 기간 수축했던 시기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포함된 제6순환기(1993년 1월~1998년 8월)로, 1996년 3월에 정점을 찍은 뒤 29개월간 하강한 바 있다. 2001년 7월부터 2005년 4월까지인 제8순환기에도 28개월간 하강했다.

'2017년 3분기'의 중간 지점인 2017년 8월이 정점으로 확정될 경우 제11순환기의 경기 상승 기간은 53개월로, 제1순환기(1972년 3월∼1975년 6월) 이후 가장 긴 상승이 된다.

주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3월 100.6을 기록한 뒤 올해 4월엔 98.4까지 13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5월엔 98.7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6~7월 다시 연속 하락해 2013년 3월 이후 역대 최저점을 기록중인 상태이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지난해 5월에 100.5를 기록한 뒤 올 3월 98.2까지 10개월째 하락했다. 선행 지표의 하락 속도가 더 가파르단 점에서 내년초까지 경기 반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논의에서 "근거 지표들을 좀더 검토해봐야 한다"는 이유로 판단을 유보했다. 당시 9명의 위원 가운데 3명은 기준순환일 지정에 찬성했지만, 6명이 유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위원은 "정점 시기를 2017년 5월과 9월 두 가지 안을 놓고 논의가 이어졌는데 큰 이견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두 차례나 판정을 보류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오는 20일 회의에선 경기 정점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전문가 회의에서도 이번에 정점 판단을 내리는 데 대해 특별히 반대 의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201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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