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 기준에 '지브'(수평구조물) 길이와 '모멘트'(물체를 회전시키려는 힘의 작용) 개념도 도입된다. 또 소형 조종사 면허엔 20시간 교육에 더해 실기시험도 추가된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오전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타워크레인 안전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우려를 줄이고, 소형·원격조종크레인을 둘러싼 혼란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다.
방안은 먼저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과 조종자격을 개선했다. 그동안 소형 타워크레인은 '3톤 미만'의 인양톤수 기준으로만 분류해왔지만, 국제기준과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지브 길이와 여기에 연동한 모멘트 기준이 도입된다.
지브 길이는 타워형의 경우 최대 50미터 이하, 러핑형은 최대 40미터 이하여야 소형 크레인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또 모멘트 역시 최대 733kN·m 이하(최대 25m까지 최대하중 인양 가능)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6톤 이상의 일반 타워크레인을 인양가능하중만 줄여 3톤 미만의 소형 장비로 등록·사용하는 사례가 잦았다. 소형 장비로 바꾸면 20시간의 교육 이수만으로 쉽게 면허를 따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규격기준이 적용되면 6월말 기준 1817대의 소형 크레인 가운데 43%가량이 영향을 받게 될 거란 게 당국 추산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 기준을 적용해도 기존 장비를 폐기·절단하는 게 아니라, 지브 길이와 하중센서 조정 등을 통해 계속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 규격기준은 현장에 미칠 영향 분석, 이해관계자들과의 추가 논의 등을 통해 보완해가기로 했다.
방안은 또 20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발급해주던 소형 조종사 면허에 실기시험을 추가하도록 했다. 교육품질 향상과 시험관리 강화를 위한 교육기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시험관리 등이 부실할 경우 영업정지 등 제재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타워크레인을 원격조종하는 경우 사각지대로 인한 위험상황과 장비결함 등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위험표시등·영상장치·원격제어기 등 안전장치도 반드시 장착하게 했다.
또 일반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원격조종 역량 확보를 위해 국가기술자격증(운전기능사) 취득을 위한 시험·평가시 지금까지는 조종석이 있는 타워크레인으로만 조종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원격조종 방식도 반영할 계획이다.
현장에 있는 교육이수자들이 교대로 원격조종 타워크레인을 무분별하게 조작하는 걸 막기 위해 원격조종 장비별로 전담 조종사를 지정, 운전시간 등을 기록·관리하게 하는 제도 역시 도입된다.
지상이나 건물 상부 등에서 원격 조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작업 안전수칙과 매뉴얼도 마련해 배포하기로 했다.
타워크레인 제작·수입시 인증과 사후관리도 강화된다. 지금까지 형식신고 대상으로 서류 위주 심사가 이뤄지면서 사전 안전성 확인과 사후관리 책임 부여에 미흡했다는 반성에서다.
앞으로는 형식승인 대상으로 바꿔 판매전 확인검사를 의무화하는 한편, 허위승인 및 미승인 판매에 대한 처벌은 강화된다. 수입업체에 대해선 등록제가 실시되고 형식승인시 원제작자의 사후관리 보증서나 계약서를 반드시 내야 한다.
특히 수입 과정에서 조종석 탈거 등과 같은 당초 제작규격이나 성능의 임의변경은 금지된다. 주요 부품을 위조해 임의로 교체·사용하는 걸 막기 위해 '부품인증제'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요 부품의 의무공급기간을 설정, 부품교체 주기와 가격 공표를 의무화하는 등 사후관리체계도 강화된다. 제작결함조사기관인 교통안전공단의 관련 시설과 인력도 확충하기로 했다.
타워크레인의 생애주기별 검사와 유지관리 체계도 강화된다. 최초 이동설치 및 6개월 정기검사는 기본적으로 실시하고, 연식이 10년을 넘으면 '안전성 검사', 15년을 넘으면 '비파괴 검사', 20년을 넘으면 '정밀검사'가 진행된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 총괄 검사기관으로 운영되고, 검사원 대상 직무교육 과정도 마련된다. 타워크레인의 등록부터 설치, 사고, 정비 및 검사 이력 등 모든 생애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보관리시스템도 올해말까지 구축된다.
또 공사장 외부로 타워크레인이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안전관리계획 수립시 작업구역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허위연식, 불법개조, 안전기준 위반 등 불법 장비는 전수조사와 안전점검을 통해 현장에서 계속 퇴출시켜가기로 했다.
특히 건설기계로 등록되기 이전에 개조돼 안전성이 의심되는 장비는 외부 전문가와 기술 검증을 통해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당국은 안전관리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임대료는 현실화하고 장비 규모에 따른 검사수수료도 차등적용하기로 했다. 업계 주도의 품질·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안전관리 우수업체를 인증, 공공공사 참여시 인센티브도 줄 방침이다.
2019-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