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2%안팎 그치나…日보복에 '줄하향'

국제신용평가사인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0%로 낮췄다.

S&P는 10일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고서에서 "전자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재고 수준과 세계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 고조가 생산과 민간 투자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라고 한국경제를 진단하며 이같이 하향조정했다.

S&P는 지난 4월에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소폭 조정한 바 있다. 다만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2016년 8월 이후로 'AA'에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S&P는 또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5.2%에서 5.1%로 소폭 낮췄다.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S&P의 이같은 전망치는 우리 정부가 이달초 내놓은 '2.4~2.5%'와는 괴리가 있다. 최근 불거진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파장을 전망치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민간IB(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전날 공개한 '한일 무역 이슈의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0.4%p 낮추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경제가 추가적인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내년 전망치로는 1.7%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측은 "일본과의 무역마찰은 이미 국내외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국 경제에 추가 하방압력이 될 수 있다"며 "일본 정부가 반도체 및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생산의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관련 공급 제약과 생산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 중 하나"라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이후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으로 한국 수출의 증가율이 더 낮아지고 저점이 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해외IB인 씨티(Citi)와 골드만삭스(GS)는 2.1%로, JP모건은 2.2%로 각각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상태다. 일본IB인 노무라는 1.8%, ING그룹은 한 발 더 나아가 1.5%를 제시한 상황이다.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무디스 역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기존대로 유지했지만 "일본의 수출 제한으로 현재 진행중인 한국 경제의 둔화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0%로 내다봤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원래 민간 전망치가 더 낮지만 결국 정부 전망치가 가장 실제에 가깝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일본의 조치가 성장률을 다시 수정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이미 상반기부터 관계부처간 TF를 구성해 꾸준히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일 갈등이 올해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거란 안팎의 분석이 잇따르면서, 정부 전망치와는 달리 2%대 안팎에 그칠 거란 관측에 한층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2019-07-1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