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4개월째 '경기부진' 진단…"수출·투자 위축"

수출과 투자가 동반 위축되면서 국내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은 7일 펴낸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둔화가 다소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은 위축되며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경기 부진'이란 진단을 내놓은 건 지난 4월 이후 4개월째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5개월 연속 '경기 둔화'란 표현을 써오다가 지난 4월부터 '경기 부진'으로 우려 수위를 한층 높인 상태다.

KDI는 "소매판매액은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지만, 투자 부진이 계속되고 수출 감소폭은 확대되는 등 수요가 여전히 위축돼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의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소비의 둔화 흐름은 다소 완화됐다. 5월 소매판매액은 전월의 1.4%보다 높은 3.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4월(26.7%)에 이어 높은 증가율(24.4%)을 나타낸 덕분이다.

면세점은 4월의 22.1%에 이어 28.2%, 백화점은 4월의 -0.3%에서 4.7%로 증가율이 높아졌다. 무점포소매도 4월의 13.7%보다 확대된 16.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 역시 2.1% 증가율을 기록, 지난해 평균(2.1%) 수준을 회복했다. 도소매업이 1.6% 증가했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4월의 10.5%에 이어 11.7%의 높은 증가율을 이어갔다.

반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반도체와 주거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양상을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4월의 -6.3%에서 –11.5%로 감소 폭이 한층 커졌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6월 자본재수입액도 5월의 -16.5%에서 -21.6%로 한층 악화돼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임을 드러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관련 기계류 설비투자를 반영하는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는 4월의 -32.5%에 이어 –35.3%로 감소 폭이 커졌다. 6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도 4월의 -47.7%에 이어 –47.1%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이 소폭 증가했지만, 건축부문이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4월의 -8.3%에 이어 -5.3%를 기록했다. 토목부문은 4월의 0.7%에서 3.1%로 증가폭이 커졌지만, 건축부문은 4월의 -10.8%에 이어 -7.8%였다.

반도체에 석유화학 등 부진까지 겹치면서 6월 수출은 5월의 -9.5%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13.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동차는 8.1% 증가했지만 반도체는 -25.5%, 석유화학 -24.5%, 석유제품 -24.2% 등의 비교적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생산 역시 광공업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도 낮은 증가세에 머물렀다. 5월중 조업일수가 증가했지만 광공업생산은 석유정제를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고, 서비스업생산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미약한 증가세에 그쳤다.

KDI 관계자는 "제조업 출하도 내수와 수출 모두 감소했고 재고율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기준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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