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조원+α투자 프로젝트' 3단계로 8조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 착공을 앞당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기 화성에 복합테마파크가, 충남 대산엔 HPC(중질유 원료 석유화학단지) 공장이, 서울 양재동엔 R&D(연구개발) 캠퍼스가 조성된다.
정부는 3일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회의를 주재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하방리스크 대응과 민간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투자 활성화에 최우선 방점을 찍겠다"고 밝혔다.
대외 여건 악화로 투자와 수출이 부진해 내수까지 위축되고 있는 만큼, 기업 투자를 살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급선무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화성 복합테마파크 조성 △대산 HPC 공장 건설 △양재동 R&D캠퍼스 조성 △수도권 MICE(회의·전시) 시설 건립 등 4개 사업의 조기착공을 지원하기로 했다.
영일만 공장과 여수산단 증설(1단계), 강남 GBC 착공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2단계)에 이은 '10조원+α 투자 프로젝트'의 3단계 사업들이다.
화성에 조성할 복합테마파크는 송산면 송산그린시티내 418만㎡(127만평) 부지에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호텔과 쇼핑몰, 골프장 등을 갖추게 되며 투자 규모는 4조 6천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개발계획 변경을 마친 뒤 2021년까지 인허가를 끝내고 착공에 들어가도록 도울 방침이다. 특히 신안선선 역사 개설을 통해 접근성도 갖추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엔 2조 7천억원 규모의 HPC 공장을 올해안에 착공, 2021년 하반기에 완공하기로 했다. 현 상태로는 공업용수 부족으로 완공 이후 가동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안에 용수공급방안부터 마련된다.
이전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서울 양재동 양곡도매시장 부지엔 5천억원 규모로 R&D캠퍼스가 조성된다. 이를 위해 이달중 시장 이전부지를 선정하는 한편, 2021년까지 캠퍼스 설계를 마치고 2022년 착공할 계획이다.
수도권에 MICE 시설 건립도 추진된다. MICE는 회의와 인센티브 관광, 국제회의와 전시를 가리키는 용어로, 경제성 검토 등 관련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조기착공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체적 입지에 대해 "서울 한 곳과 수도권 한 곳을 검토중"이라며 "한 곳은 2조 5천억원, 다른 곳은 5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투자 분위기 확산을 위해 이른바 '3종 세트'로 이름붙인 세제 인센티브 방안도 내놨다. 먼저 반도체 공장 등 생산성향상시설의 투자세액공제율을 1년간 한시 상향하기로 했다. 대기업은 기존 1→2%, 중견기업은 3→5%, 중소기업은 7→10%로 공제율이 높아진다.
생산성향상시설엔 물류산업과 의약품 제조 첨단시설이, 안전시설엔 송유관·열수송관·LPG 시설 등이 추가되고 올해말이던 세액공제 일몰은 2021년말까지 연장된다.
가속상각제도 역시 올해말까지 생산성향상시설과 에너지절약시설을 포함한 대기업의 모든 설비투자로 확대된다. 자산을 취득한 초기에 감가상각을 크게 해 비용처리를 높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중소·중견기업의 사업용 자산에 대한 가속상각 역시 현행 50%에서 올해말까지 75%로 높아진다. 올 연말까지인 가속상각 특례 일몰도 내년 6월말로 연장된다.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 한시 상향에 따른 세수 감소는 53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가속상각제도 확대는 전체적으로 세수 감소가 없지만, 내년 1천억원과 2021년 3900억원 등 투자초기에 연도별 세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공공주택과 광역교통망 등 SOC(사회간접자본)를 중심으로 한 공공투자도 당초 계획보다 1조원 늘려 올해 54+α조원 규모로 이뤄진다. 생활SOC 사업의 사전절차도 최대한 줄여 하반기중 2조 9천억원을 신속히 집행하고, 도시재생뉴딜사업은 하반기중 148곳에서 3270억원 규모로 착공할 계획이다.
GTX(광역급행철도) A노선은 2023년말 개통을 목표로 현장 공사에 착수하는 한편, B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도 올해안에 마무리짓는다. 또 C노선은 2021년 착공을 목표로 하반기중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서울 지하철 7호선의 청라 연장 기본계획은 이달중 승인되고, 김포도시철도 개통 역시 하반기중 이뤄진다. 8월중엔 1조 8천억원 규모의 광명-서울간 고속도로 착공을 비롯, 3조 4천억원 규모의 신안산선 실시계획 승인도 이뤄진다.
도로·하천·상하수도 등 노후기반시설의 유지보수에 하반기중 3조 6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새만금 공공주도 매립 선도사업은 8월중 시행자 선정과 연내 통합개발계획 수립을 거쳐 내년중 착공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이 준비해온 투자도 뒤로 미루는 경향이 많다"며 "미루지 않고 앞당기도록 돕기 위해 강력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4% 감소했던 국내 설비투자는 올들어 1분기엔 -17.4%까지 급감한 상태다. 지난해 -4.3%였던 건설투자 역시 올 1분기엔 -7.2%까지 악화됐다.
정부는 이번 경제정책방향에서 투자 활성화에 무게 중심을 둔 만큼, 올해 설비투자는 -4.0%까지 감소 폭을 줄인 뒤 내년엔 2.8% 증가세로 회복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건설투자 역시 올해 -2.8%, 내년엔 -1.5%까지 감소 폭을 줄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2019-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