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와 송유관 등 노후 기반시설 안전 강화에 내년부터 연간 8조원씩 2023년까지 모두 32조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18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KT 통신구 화재나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사고 등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증가하고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내 주요 기반시설들은 1970년대부터 집중 건설돼 급속히 노후화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실제로 중대형 SOC(사회간접자본)의 경우 30년 넘은 시설 비율은 저수지 96%, 댐 45%, 철도 37%, 항만 23%에 이른다.
지하시설물 역시 송유관·통신구 등은 20년 이상 비율이 90%를 웃돌고 있어, 10년 뒤엔 상당한 수준의 노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제적 투자·관리로 시설물의 수명 연장과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체계적 관리 시스템 확립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내년부터 연평균 8조원씩 2023년까지 32조원을 투자해 도로·철도·항만 등 교통 SOC를 비롯, 사고 발생시 파급효과가 큰 댐·하천·저수지 같은 방재시설의 안전관리 상태를 'C등급'(보통) 이상으로 지속 유지하기로 했다.
철도는 2022년까지 일반철도 3421km, 고속철도 692.8km에 대한 개량과 함께 이력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관리할 방침이다. 안전등급이 'D등급'(미흡) 이하인 항만·어항시설 10곳은 신속히 보강하고, 국지성 호우 등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방재시설의 치수능력도 확대된다.
송유·가스·열수송관 등 고위험관로는 관리주체의 안전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재정이 열악한 지역 민간사업자가 관리하는 관로에 대해선 국비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말연초 이뤄진 긴급점검과 지난 2~4월 진행된 국가안전대진단 결과를 토대로 열수송관과 통신구 등 지하시설물은 올 연말까지 긴급보수하고 내년까지 보수·보강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20년 이상' 열수송관 가운데 지열차가 큰 194곳은 상반기중, 나머지 181곳은 올해안에, 용접부덮개 994곳은 올해 694곳과 내년 62곳의 주배관부터 우선 보강한 뒤 나머지 238곳은 2021년부터 보강하기로 했다.
안전 우려요소가 발견된 노후 가스관 163건과 도심지 통과 송유관 40건은 이미 개선조치를 마친 상태로, 통신구와 전력구는 각각 2020년과 2022년까지 난연케이블 교체 등 소방 안전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노후 도로와 철도, 저수지 등에 대해서도 올해 유지관리 예산 3조 9912억원과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3792억원 등을 투자해 신속히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준공후 20년 넘은 지하시설물은 정밀안전점검을 통해 안전등급을 부여하는 한편, 30년 넘은 노후관로는 성능 개선 또는 교체를 원칙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사고가 우려되는 지하시설물은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된다.
안전점검진단을 부실하게 수행하는 진단업체에 대한 처벌은 등록취소 등으로 강화되고, 현재 제원·안전등급만 공개하게 돼 있는 교량 등 주요시설의 안전정보는 보수보강·중대결함·사용제한이력으로 확대 공개된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기반시설관리법'에 맞춰 통신구·송유관 등 중요 민간시설을 포함한 15종의 시설을 하위법령에 '관리대상'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건설부터 유지관리까지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가칭 '국토안전관리원'도 신설된다.
안전 관리엔 스마트 시스템도 대거 도입된다. 15종 기반시설의 노후도와 점검 이력 등을 빅데이터로 구축, IoT(사물인터넷)와 드론 등을 활용해 안전점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또 2023년까지 전국 단위 지하공간통합지도를 구축하고, 철도·항공·전력·원자력 등 핵심분야 운영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설계관리 공통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잠재된 불안까지 발굴해 선제적 관리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안전투자 확대는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져 연간 8천여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