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와 투자 위축이 계속되면서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은 10일 펴낸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소폭 확대됐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가 '경기 부진'이란 진단을 내놓은 건 지난 4월부터 3개월째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경기 둔화'란 표현을 써오다가 지난 4월부터 '경기 부진'이란 용어로 우려 수위를 한층 높인 상태다.
KDI는 "산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에 따라 전월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면서도 "조업일수 변동을 감안하면 생산 증가가 추세적이라고 평가하기엔 아직 어렵다"고 평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2.5%→3.4%)와 자동차(-0.9%→3.3%)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일부 축소됐다. 서비스업생산도 보건업과 사회복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전반적인 산업생산 흐름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제조업 출하는 수출출하(1.5%→-0.8%)가 감소한 반면, 내수출하(-2.9%→0.8%)는 소폭 증가해 전월(-1.0%)보다 높은 0.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동행지수 및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전월과 같은 98.5와 98.2를 기록,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서비스업생산은 전월의 0.8%보다 높은 1.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도소매업(-0.6%)과 숙박⋅음식점업(-1.7%)의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이 전월의 9.4%에 이어 10.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덕분이다.
소매판매액은 1.4%의 증가율을 기록, 1분기 평균치인 1.7%보다 증가폭이 소폭 축소됐다. 내구재는 수입승용차의 판매 부진으로 1.2% 감소한 반면,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는 각각 1.0%와 2.9% 증가했다.
KDI는 "내수가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이 위축되는 모습을 유지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부진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매판매액 증가율도 축소되면서 민간소비는 완만하게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6.3% 감소, 전월의 -15.6%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자본재수입액이 큰 폭의 감소율을 지속하는 등 설비투자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수출은 반도체 등 주요 품목들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부진을 이어갔다. 5월 수출금액은 –9.4%를 기록, 전월의 -2.0%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자동차(13.6%)는 증가했지만 반도체(-30.5%), 석유화학(-16.2%) 및 무선통신기기(-32.2%) 등은 큰 폭으로 감소한 때문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전월의 -5.8%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16.7%를 기록했다. KDI는 "설비투자 감소폭이 일부 축소됐지만 건설투자를 포함한 전반적인 흐름은 부진한 모습"이라며 "세계경기의 둔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와 석유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폭도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및 유럽 정치 불안 등 하방위험도 전월에 비해 확대됐다"며 "기업 심리지수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행지수도 당분간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9-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