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2010년대에 연평균 3%대 성장률을 기록한 건 '추세적 하락'으로 봐야 하며, 2020년대엔 생산성 향상이 없을 경우 1%대 후반에 머무를 거란 분석이 나왔다.
KDI(한국개발연구원) 권규호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16일 공개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대 성장률은 지속적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전제할 경우 연평균 2%대 초중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가 발전해 나가면서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2010년대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경우 성장률은 1%대 후반까지 하향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6.5%, 3.7% 성장하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단기적으로는 비교적 순탄하게 극복했다"면서 "2012년 이후엔 연평균 3% 수준을 하회하며 2000년대의 4.4%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생산측면에서 노동 및 자본 투입요소와 총요소생산성이 기여한 부분으로 나눠서 살펴보는 '성장회계'로 분석했을 때, 2010년대 경제성장률은 총요소생산성과 물적자본의 성장기여도가 감소하며 2000년대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노동투입)의 성장기여도는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경제활동참여가 확대되면서 2000년대와 같은 0.8%p를 기록했다. 반면 총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도는 2000년대 1.6%p에서 2010년대엔 0.7%p로 빠르게 하락했다. 물적자본의 성장기여도 역시 1.9%p에서 1.4%p로 둔화됐다.
1인당 경제성장률은 노동생산성의 기여도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2000년대에 비해 1.4%p 낮은 2.4%를 기록했다. 다만 인구 대비 취업자 비중의 1인당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2000년대에 비해 확대됐다.
총요소생산성의 노동생산성에 대한 기여도는 2000년대의 절반 수준인 0.7%p로, 취업자 1인당 물적자본의 기여도 또한 큰 폭으로 감소한 0.8%p를 기록했다.
권 위원은 "생산성 지표의 둔화를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더딘 회복세에 따른 결과로 해석하더라도 향후 생산성 지표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낙관하긴 어렵다"며 "세계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업자 수의 성장기여도는 빠른 고령화의 진행으로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며 "2020년대엔 연평균 0.2%p 정도로 축소되고, 인구 대비 취업자 비중도 크게 확대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끊임없는 혁신으로 생산성 증가세가 확대될 경우 2020년대에 2%대 초중반의 성장률도 가능하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권 위원은 "성장률이 둔화되는 현상이 구조적이라면 단기적 경기부양을 목표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시행할 경우엔 중⋅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19-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