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中에 세계경제도 '먹구름'…"2%대 성장도 어렵다"

질주하던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하는가 하면 세계 경제 전반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올해 우리 경제가 최악의 경우 2%대 성장 유지도 힘들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우리 나라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7%. 2017년의 3.1%에서 다시 2%대로 내려앉은 건 물론,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마지막 분기엔 1%의 반등세를 보였지만, 정부의 재정 투입에 따른 '반짝 효과' 측면도 강해 올해 우리 경제의 앞날은 '불투명' 그 자체라는 평가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 발표 당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이례적으로 2.6~2.7%의 '범위'를 제시한 것도 이같은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국의 성장세가 약화하고 통상마찰 장기화 등 불확실성도 상당하다"며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그간 견조했던 수출도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IMF는 21일(워싱턴 현지시각)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World Economic Outlook Update)에서 올해와 내년 새계경제 성장률을 각각 3.5%와 3.6%로 전망했다. 불과 석 달전인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2%p와 0.1%p 낮춘 수치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 유럽의 노딜(no-deal) 브렉시트까지 '하방요인'이 너무 많다는 게 조정 근거다.

유로존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석 달전 1.9%에서 1.6%로 하향조정됐다. 러시아의 올해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1.6%로 낮아졌고, 중남미 국가 상당수도 전망치가 낮아졌다.

특히 우리 나라 입장에선 중국 경제의 후퇴 조짐이 올해 큰 변수로 다가올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다우지수보다는 상하이지수에 좀더 밀접하게 연동될 정도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GDP 성장률은 6.6%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 정부의 목표치는 이뤘지만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이후 유혈 진압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 여파로 1990년 3.9% 성장에 그친 바 있다.

IMF 등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더 낮아진 6.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적으로 중국의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부과가 미치는 악영향도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정부는 일단 경제활력 제고와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안팎의 여건을 감안하면 2%대 유지도 만만치 않다는 비관적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숙명여대 경제학과 신세돈 교수는 "올해 2.5% 성장은 매우 어렵고 2% 안팎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지난해도 반도체를 빼면 수출은 마이너스였는데, 올해 수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는 되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이고 남는 건 소비"라며 "정부 소비와 민간 소비가 지난해만큼 증가하더라도 성장률이 1.8%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수출은 일년전보다 4% 증가하며 5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정부 소비는 5.6% 늘어 11년 만에 최고치를, 민간 소비도 7년 만에 가장 높은 2.8%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1.7% 감소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또 건설투자는 4.0% 감소하며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분배가 악화되고 성장 잠재력이 떨어져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 등 미래 도전요인도 본격화되면서 구조적 전환기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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