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 42.8시간' 일했다…한국만 '年 2천시간' 초과

우리 나라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지난해 42.8시간으로 일년새 12분 줄었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여전히 훨씬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지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남자 45.2시간, 여자 39.6시간이었다. 2016년보다 남자는 12분, 여자는 6분 줄어든 수치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441만 3천명으로 남자는 일년새 4만 6천명(2.6%), 여자는 2만 8천명(1.0%) 감소했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193만명으로 남자는 일년새 19만 2천명(1.4%), 여자는 22만 9천명(2.8%) 증가했다.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016년 기준 2052시간으로 일년새 19시간 감소했다. 하지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12개국 가운데는 여전히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독일의 연간 근로시간은 한국의 63% 수준인 1298시간이었고, 네덜란드는 1359시간, 프랑스는 1423시간, 영국은 1660시간, 일본은 1724시간, 미국은 1787시간이었다.

한국의 지난해 월평균 근로시간은 173.3시간으로, 이 가운데 10.1시간은 '초과 근로'였다. 일년전에 비해 월 근로시간은 3.8시간, 초과 근로는 0.6시간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300인 이상 사업체는 한 달에 12.3시간, 100~299인 규모 사업체는 이보다도 많은 17.8시간을 초과 근로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맞벌이 가구의 경우 남자는 주당 46.3시간, 여자는 40.3시간을 일해 전체 취업자 평균을 웃돌았다. 맞벌이 남자의 근로시간은 부부가 같이 사는 경우 46.6시간, 같이 살지 않는 경우엔 44.2시간이었다.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4시간으로, 비(非)맞벌이 가구의 46.7시간보다 4.3시간 적었다.

자녀가 있는 여성의 근로시간은 맞벌이 여부에 상관없이 일년새 모두 감소했지만, 남성은 모두 증가했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남성의 근로시간이 늘어, 여성보다 7.2시간 더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어리거나 많을수록 맞벌이 가구 비율은 낮았고, 맞벌이더라도 여성의 근로시간은 감소했다. 자녀가 6세 이하인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41.6%였고,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 가운데는 43.3%였다. 

또 자녀가 13~17세인 맞벌이 가구의 여성은 주당 40.8시간을 일한 반면, 6세 이하일 때는 34.8시간으로 감소했다.

미혼인 남녀의 고용률 차이는 1.6%p에 불과했지만, 유(有)배우 남녀일 때는 28.5%p로 크게 벌어졌다. 전체 고용률은 남자 71.2%, 여자 50.8%를 기록해 남녀간 차이는 일년새 0.5%p 줄어든 20.4%p였다.

15~54세 기혼 여성 취업자 가운데 37.5%는 경력단절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사유로는 '결혼'이 37.5%로 가장 많고 '임신·출산'과 '가족 돌봄', '육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여성 취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87.2%로, 일년새 1.8%p 증가했다. 아내의 취업을 찬성하는 남편은 46.6%로, 반대하는 19.0%보다 두 배 넘게 많았다.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한다는 의견은 2년전보다 5.6%p 늘어 59.1%를 기록했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는 비율은 이에 못 미쳤다. 남편 가운데는 20.2%, 아내 가운데는 19.5%만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의 가사노동은 '집안청소'(69.8%)나 '시장보기 및 쇼핑'(69.5%)의 비율이 높았지만 '세탁'과 '요리 준비' 비율은 낮았다.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휴직을 마친 뒤 직장에 복귀한 비율은 76.8%로 일년새 1.3%p 증가힌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가사를 '부인 주도'로 해야 한다는 사람은 38.4%였다"라며 "세탁이나 요리를 전혀 하지 않는 남편도 각각 51%와 47%나 됐다"고 설명했다.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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