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성 질환'인 폐렴의 사망확률이 뇌혈관 질환을 처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7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가 폐렴으로 숨질 확률은 8.9%로, 뇌혈관 질환의 8.3%보다 높게 나타났다.
21.1%인 암과 12.0%인 심장 질환에 이어 '3대 사인'에 폐렴이 처음 이름을 올린 셈이다.
폐렴에 의한 사망확률은 남녀 출생아 모두에서 일년전은 물론, 10년전보다 가장 크게 증가했다. 10년전보다 폐렴 사망확률은 6.2%p 증가한 반면, 뇌혈관 질환은 4.5%p 감소했다.
남자의 경우 1997년만 해도 1.2%에 불과했던 폐렴 사망확률은 2007년 2.8%로 두 배 이상 오른 뒤 2016년 8.3%, 지난해엔 9.5%로 치솟았다. 여자 역시 1997년엔 1.0%였지만 2007년 2.7%, 2016년 7.7%, 지난해엔 8.7%로 뛰어올랐다.
반면 뇌혈관 질환은 남자의 경우 1997년 14.1%에서 2007년 11.7%, 지난해엔 7.6%로 줄며 폐렴에 3위 자리를 내줬다. 여자의 경우에도 1997년 16.0%에서 2007년 13.7%, 지난해 8.8% 등 계속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김진 인구동향과장은 "국내 기대수명이 점점 늘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성 질환인 폐렴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65세 이상에선 남녀 모두 폐렴에 의한 사망확률이 뇌혈관 질환을 앞질렀다. 80세 남자의 경우 폐렴의 사망확률이 심장 질환보다도 높아 암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여자도 심장 질환과 암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번 통계에서 폐렴에 의한 사망 원인을 제거했을 때 늘어나는 기대여명은 모든 연령대에서 0.9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과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등 기존의 3대 사인이 모두 제거됐을 때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6.8년 증가한 89.5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일년새 0.3년, 10년전보다 3.5년 증가했다. 남자의 기대수명은 일년새 0.4년 증가한 79.7년, 여자는 0.3년 증가한 85.7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