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미리 특정 사업자를 내정해놓고 평가 결과를 짜맞추기 한 정황이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18일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한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에 대한 평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수첩에 평가 결과가 적혀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2015년 11월 20일자 안 전 수석의 수첩<사진>엔 '카카오 86, KT 우리 83, 인터파크 SKT 64' 등 각 사업자별 평가점수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당시 금융감독원이 2박 3일간의 외부평가위원 합숙을 통해 심사 평가를 진행한 건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뒤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 평가와 결과 발표 9일전에 이미 안 전 수석의 수첩에 '결론'이 적혀있던 셈이다.
앞서 카카오와 KT, 인터파크는 같은해 10월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심사 결과 카카오와 KT 컨소시엄은 사업자로 선정된 반면,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탈락했다. 9일 전 마치 '예언'처럼 적힌 안 전 수석의 수첩 내용과 일치하는 결과다.
심지어 각 사업자별 평가 점수는 당시 외부평가위원 세부 심사평가 결과표와도 일치한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860.8점, KT 컨소시엄은 831.2점,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642.6점을 받아 앞 두자릿수가 100% 일치한다는 것.
안 수석은 당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수행차 18~21일 사흘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필리핀 마닐라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선 의원은 "안 전 수석이 APEC 정상회담을 수행하는 동안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예비인가 평가 점수를 사전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듣고 기재했거나,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할 목적으로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관광공사는 기재부와 사전협의를 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K뱅크에 80억원을 졸속 출자했다"며 "기재부는 감사를 통해 K뱅크 설립과정에 비위가 있다면 형사고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금 제기된 얘기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금융감독원 등 관계당국과 함께 자세한 사항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2018-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