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종합부동산세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안하느니만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보유세 개편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취임한 지 닷새만인 30일 열린 고위 당정청회의. 이 자리에서 이 대표가 묵직하게 던진 화두는 다름아닌 '보유세 강화'였다.
이 대표는 "요즘 부동산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의 경우 종부세 강화를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강력하게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장고끝 악수'란 혹평을 받은 보유세 개편안을 내놓은 게 불과 두 달전이다.
재정특위는 지난 6월말 내놓은 4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현행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10%씩 10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 또는 공정가액비율을 그대로 두되 주택은 최대 0.5%p, 토지는 최대 1%p씩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올리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미세조정에 그쳤을 뿐, 큰 '밑그림'은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은 "이 정도면 참여정부 당시로의 복원조차 안되는 수준"이라며 "이명박정부가 개악한 제도와의 중간 수준, 오히려 MB쪽에 더 기울어진 안"이라고 황당해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보름 뒤인 7월초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정부 안은 여기서 한 발 더 후퇴해 빈축을 샀다.
정부가 확정한 종부세 개편안의 연간 증세 효과는 7422억원으로. 특위가 권고했던 1조 881억원에 비교해도 68.2% 수준에 그쳤다.
특히 대기업이 주로 소유한 빌딩이나 상가 등 별도합산토지는 보유세 인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개편 취지와 정반대로 '조세 형평성 훼손' 논란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주택분의 경우 3주택자 0.3% 중과세와 과표 6억~12억원 구간의 0.1%p 세율 인상 등을 추가하긴 했지만, 투기 심리를 잠재우기엔 한참 역부족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실제로 지난해 내놓은 8.2대책, 또 최근 내놓은 8.27 대책 같은 '대출 위주 규제'가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건 여전히 계속 오르고 있는 서울 집값이 증명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로 몸집을 불리려는 여유성 유동자금만 연간 국가예산을 웃도는 500조원이 넘는 현실에서 그나마 장기적인 부담을 떠안게 될 보유세 강화가 유일한 견제수단임을 반증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 또한번 깃발을 꽂고 나서면서, 향후 보유세 개편 방향이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다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종부세 강화'를 뒷받침할 카드로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초고가주택에 대한 세율을 한층 올리거나, 시세에 턱없이 못 미치는 공시가를 현실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내 보유세 실효세율은 2015년 기준 0.16%로, OECD 평균인 0.33%의 절반 수준이다. 1.04%인 미국에 비해선 5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정부 개편안대로라면 보유세 실효세율은 2019년 0.175%, 2020년 0.179%를 기록한 뒤 2021년에야 0.182%, 2022년에도 0.186%에 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8-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