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고용과 분배지표 모두 일제히 악화되면서 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와 분배를 최우선으로 삼아온 현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가 최대 위기에 봉착한 모양새여서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소득동향'을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 5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7.6% 감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말 1분기 통계가 발표됐을 때 "뼈아픈 지점"이라고 토로했던 대목이기도 하다.
하위 20~40%인 2분위 가구 역시 280만원으로 같은 기간 2.1% 감소했다. 특히 40~60%인 3분위마저 394만 2300원으로 0.1%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전체 가구의 하위 60%가 소득이 줄어들었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10.3% 증가한 913만 5천원으로, 하위 20%보다 5.23배 많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수 부진이) 취약한 영세자영업자들한테 먼저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반면에 상용직이라든지 좋은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근로소득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7월 취업자 증가 폭은 5천명으로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 충격'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분배지표 역시 역대급으로 악화된 성적표가 나온 셈이다.
청와대는 이날 "고용과 소득분배 상황을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김의겸 대변인)고 밝혔지만, 야권이 '만병의 근원'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기조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는 연말이나 내년쯤엔 고용과 분배지표 모두 개선되는 흐름으로 돌아설 거란 판단에서다.
"최저임금제도 1월 1일부터 시작했고, 주 52시간제도 7월 1일부터 시행한 만큼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언급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주중 발표할 내년도 예산안에 역대 최대 규모로 일자리 예산을 편성하는 등 확장적으로 재정을 운용하기로 했다.
특히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을 신설하고 사회안전망 확충 예산도 대폭 늘려 분배지표 개선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치로 확대해 민간·공공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장애인·여성·노인 등 고용취약층의 일자리 기회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대폭적인 확장적 재정 운용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추진속도를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하지만 야권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야말로 경제를 살리는 길"(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이라며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여, 고용 개선과 양극화 완화로의 여정은 한층 갈 길이 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