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모두 GDP(국내총생산) 대비 2.8% 성장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의 3.1%는 물론, 당국의 올해 전망치인 2.9%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7일 펴낸 '8월 경제동향'에서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이같은 전망치를 소개했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1분기와 2분기 설문조사 때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2.9%로 전망했지만, 이번 3분기 조사에선 2.8%로 하향했다.
전문가들이 성장세가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판단한 주요 근거는 수출 증가세와 고용 둔화다.
먼저 수출(금액 기준) 증가율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로 세계교역량 증가세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와 내년에 5~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경상수지는 큰 폭의 흑자기조가 유지되면서 내년까지 연간 60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경기 개선 추세가 둔화되면서 실업률은 3%대 후반으로 확대되고 취업자 수 증가 폭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KDI 역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소비 개선 추세가 완만해져 내수도 다소 약화되는 양상이란 것이다.
실제로 6월 전산업생산은 한 달전의 1.6%보다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제자리 걸음에 그쳤고, 서비스업 생산 역시 한 달새 2.3%에서 1.7%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제조업 출하도 내수 출하가 감소세로 바뀌면서 2.1% 감소로 전환됐고, 제조업 재고율은 108.6%에서 한 달새 111.5%로 상승했다.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를 중심으로 빠르게 감소, 일년전 같은달보다 -13.8%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과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의 감소폭도 확대되면서, 당분간 설비투자 감소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고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잠시 반짝했던 소비 개선 추세도 점차 옅어지고 있다.
특히 민간소비와 연관성이 높은 숙박 및 음식점업은 -2.5%로 감소폭이 확대됐고, 도소매업 증가폭 역시 1.7%에 그쳤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한 달전의 105.5p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101.0p를 기록했다.
6월 취업자는 10만 6천명 증가하며 '양적 측면'에선 소폭 확대에 그쳤다. 다만 '질적 측면'에선 임시직과 일용직의 감소세가 이어졌고 자영업자도 감소세로 바뀐 반면, 상용직 증가 폭은 확대됐다.
5월 기준 상용근로자 전체 임금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4.7%, 임시⋅일용근로자 전체 임금은 6.9% 각각 상승했다. 특히 상용근로자의 정액급여는 4.8% 올라, 예년의 평균 상승률인 3.4~3.5%를 크게 웃돌았다.
또 계절조정 기준 고용률은 한 달새 0.1%p 상승한 반면, 실업률은 4.0%에서 3.7%로 한 달새 0.3%p 하락했다.
KDI는 그러나 "일부 서비스업에서의 취업자 수 증가에도 제조업의 고용부진이 이어지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는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각종 지표가 뚜렷한 둔화세를 나타냄에 따라 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한 달전 99.6에서 99.4로,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가늠케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기준치인 100까지 하락했다.
2018-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