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만 꿔다놓은 '부실 건설업체' 퇴출 강화

앞으로는 원청이 일정 비율 이상을 직접 시공해야 하는 공사가 현행 50억원에서 100억원 미만으로 확대되고, 기술자 자격증만 빌려 등록기준을 유지하는 부실 건설업체는 퇴출될 전망이다.

정부는 28일 오후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은 △기술 혁신 △생산구조 혁신 △시장질서 혁신 △일자리 혁신 등 4개 분야의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건설업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 변화와 구조적 모순으로 위기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공공이 주도하는 1조원 규모의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BIM(3차원 설계·시공관리 플랫폼)이나 IoT(사물인터넷) 기반 유지 관리 등 '스마트 건설기술' 확보와 보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스마트시티 등 첨단 인프라에 각종 규제 장벽을 허무는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추진하고 오는 9월엔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하고는 한편,해외 현장 설계인력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현행 월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원청의 직접시공을 유도하고, 하청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는 등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구조 병폐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원청이 일정 비율 이상을 직접 시공해야 하는 '직접시공 의무제' 대상 공사는 현행 50억원에서 연내 70억원, 2020년엔 100억원 미만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1종 시설물 경우엔 공공기관이 원청의 직접시공을 지시할 수 있도록 하고, 직접시공한 실적은 가상 인정하기로 했다.

일부 전문업체가 십장·반장·시공팀장 등 다양한 형태의 무등록 시공팀을 통해 하도급하는 관행에도 제동이 걸린다. 공공공사의 경우 전문업체에 고용된 시공팀장 명단을 발주처에 제출, 건설업체가 시공조직을 직접 고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1976년 전문건설업 도입 이후 40년 넘게 유지돼온 '칸막이식 업역 규제'도 개선된다. 현행 규정상 복합공사 원도급은 종합업체, 전문공사 하도급은 전문건설업체만 시공 자격을 얻게 돼있어 공정 경쟁을 해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역규제가 개선되면 종합·전문건설업계간 상호 시장진입이 가능하게 된다. 다만 업억규제가 건설업계의 근간으로 자리잡아온 만큼, 일부 공사금액 구간에 우선적용하는 부분폐지 등 다양한 대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 9월쯤 로드맵을 내놓겠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정부는 또 기술자 자격증 대여로 등록기준을 허위로 맞추는 부실업체를 퇴출하기 위해 기술자의 실제 고용 여부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보유 기술자에 비해 공사 수주가 과다한 불법 대여 의심 업체에 대해선 정밀점검도 이뤄진다.

아울러 3~5억원 미만 소액 공사에 대한 현장배치 기술자의 중복배치 허용 요건도 '현장 3곳당 1명'에서 '현장 2곳당 1명'으로 강화된다.

공공발주자의 부당행위 개선을 위해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부당특약 심사제도'가 도입되고, '깜깜이 입찰' 관행을 없애기 위해 원청의 하도급 입찰시 공사물량·공사기간·공종별 가격 등 필수 정보 공개도 의무화된다.

이와 함께 저가하도급 판정기준은 상향되고,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면제범위는 축소된다. 발주제도 개편과 적정공사비 책정 방안도 9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당국은 또 해외현장훈련과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청년창업 허브' 구축 등을 통해 건설 분야 일자리 혁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역 개편 등 구체적 로드맵 마련이 필요한 쟁점 과제에 대해선 노사정 공동선언 등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칠 계획"이라며 "주요 실천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중장기 정책 방향을 아우르는 '제5차 건설산업진흥기본계획'도 고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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