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 다산 신도시에서 불거진 아파트 입주민들과 택배업체간 갈등이 '실버 택배'를 활용하는 쪽으로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이날 김정렬 2차관 주재로 다산신도시 현장에서 제도개선 회의를 열어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엔 국토부 관계자들을 비롯해 입주민 대표와 택배업계, 건설업계가 모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다먼저 다산신도시 택배 문제는 실버 택배를 활용해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파트 인접 도로에 '택배차량 정차공간'을 설치하고 녹지공간 일부에 물품 하역보관소를 조성하면, 이 지점부터 주택까지는 아파트 거주 노인 등으로 구성된 실버 택배요원들이 도보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다만 완충녹지 용도 변경이나 실버택배 거점 조성까지는 두 달가량 걸리는 만큼, 그때까지 어떻게 배송할지는 내부 논의를 좀더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금처럼 아파트 입구에서 주민이 직접 찾아가는 방식 △아파트‧택배사 공동 부담으로 임시배송 인력을 사용하는 방식을 놓고 앞으로 보름간 입주자 카페에서 주민투표가 진행된다.
다산신도시 택배 분쟁은 지난달 단지 안에서 택배 차량이 후진하다가 어린이를 치일 뻔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입주민들이 관리사무소 등을 찾아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자, 관리사무소장들로 구성된 대책회의는 단지내 택배차량 출입 금지를 결정했다. 이에 물량이 많은 일부 택배사들이 배송을 거부하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날 회의에서 입주민들은 "아파트내 보행자 안전을 위해 택배차량의 높이를 낮춰 지하주차장을 이용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택배사측은 차량 개조 비용 문제나 택배기사 작업 불편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현행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 기준인 2.3m 이상을 그대로 유지하되, 지상을 공원화단지로 설계할 경우 2.7m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차장 높이를 상향조정하면 지하주차장 하중과 회전반경 등에 전반적인 영향을 주므로 건설비용과 분양가 상승 요인이 생긴다"며 "종합적으로 상황을 고려해 대안을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고 있는 실버택배 비용도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아파트 입주민들이 추가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실버택배요원 한 명당 연간 210만원의 인건비를 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2018-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