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제' 앞둔 도시공원 30% 선별…14조원 보상키로

2년여 앞으로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정부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공원의 30%가량을 '우선관리지역'으로 선별, 14조원에 이르는 사유지 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장기 미집행시설 해소방안'을 확정했다. 도시공원 일몰제란 도시계획시설(공원) 결정 이후 20년이 지나면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제도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9년 '도시계획 구역 안에서의 형질변경이나 건축 등의 행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기존 도시계획법 4조에 대해 "무한정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는 건 지나치고 토지의 사적 이용권을 과도하게 제한해선 안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듬해인 2000년 도시계획법이 개정되면서 '부지 지정 20년 이내에 시행하지 않으면 지정 무효'란 내용이 추가됐고, 2000년 이전에 지정된 공원 부지내 사유지는 모두 2020년 7월부터 적용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효력을 잃게 되는 도시계획시설은 703㎢, 116조원 규모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공원은 절반이 넘는 397㎢ 규모로 40조원에 육박한다. 

가령 A공원의 경우 전체 면적 1만 6천㎡ 가운데 81%인 1만 3천㎡가 사유지다. 국유지는 7%인 1천㎡ , 공유지도 12%인 2천㎡에 불과하다. B공원은 전체 면적 535만 1천㎡ 가운데 43%인 230만 6천㎡, 국유지는 37%인 200만 2천㎡, 공유지는 20%인 104만 3천㎡로 혼재돼있는 식이다.

서울만 해도 도시공원에서 풀리게 된 면적이 여의도의 33배인 95.6㎢에 이른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사유지 40.3㎢(여의도의 14배) 면적 모두를 14조원가량 들여 매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하지만 헌재 판결 이후로도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은 재원 한계 등으로 도시계획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앙정부 역시 지자체 업무란 점에서 단편적 제도 개선에 머물러온 실정이다.

정부는 모든 도시계획시설을 집행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실효 대상 공원의 30%가량인 116㎢ 면적을 선별해 '우선관리지역'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서울은 7.0㎢, 부산 2.8㎢, 대구 7.4㎢, 인천 1.0㎢, 광주 3.4㎢, 대전 2.8㎢, 울산 4.6㎢, 경기 7.6㎢, 다른 시군 지역은 79.4㎢ 규모다. 이들 지역 사유지에 대한 보상비만도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지자체가 이들 지역에 공원을 조성하려 지방채를 발행하면 5년간 이자의 50%를 최대 7200억원 규모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연간 예산액의 10%인 지방채 한도를 넘는 추가 발행도 일정 수준에서 허용된다.

우선관리지역으로는 △개발제한구역이나 보전녹지 등 공법적 제한 △표고나 경사도 등 물리적 제한이 없는 지역 위주로 1차 선별됐다. 향후 지자체들이 주민 활용도 등을 추가 검토해 오는 8월까지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우선관리지역은 도시재생뉴딜 등 국고지원 사업과 연계하는 한편, 임차공원 도입 등 제도 정비도 병행된다. 공원 조성시 부지 매입 대신 계약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우선관리지역이더라도 재원 부족으로 효력 상실이 불가피한 지역은 난개발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각 지자체가 '성장관리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선관리지역에 해당되지 않는 곳은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시설 해제를 진행하는 한편, 불가피하게 공원에서 해제된 지역의 투기 방지 대책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집행을 최대한 촉진하되 효력 상실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향후 장기미집행 발생도 최대한 방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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