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쏟아부은 성동·STX조선 결국 '구조조정'


이명박·박근혜정부 기간 4조원의 공적자금을 받아 연명해온 성동조선해양이 결국 법정 관리에 들어간다. 


8조원가량 투입된 STX조선해양은 자력 회생 절차에 들어가지만, 한 달안에 노사가 확약한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원칙 처리' 수순을 밟게 된다.


성동조선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8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합동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수은측은 "컨설팅 결과 블록·개조사업 진출, 추가 인건비 절감 및 자산매각을 통한 간접비 절감 등 다양한 추가 경쟁력 강화 대안을 검토했다"며 "하지만 성동조선은 장기간 순손실이 지속되고 대규모 유동성 부족이 발생될 것으로 전망됐다"며 법정관리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수은 관계자는 "주력 선종인 중대형 탱커 수주부진이 지속되고 원가·수주·기술 등 전반적인 경쟁력이 취약해 이익실현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회사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고 산업적 대안도 부재해 채권단 자율협약은 종결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법정관리는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회생 가능성을 보이면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포함한 기업 활동 전반을 관리하는 제도이다. 


향후 법원은 성동조선에 대해 실사를 진행한 뒤 회생계획안을 만들게 되고,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청산 절차에 착수한다.


STX조선의 경우 법정관리는 면했지만, 대규모 인력과 비용 감축 방안을 한 달안에 '노사 확약' 전제로 내놔야 한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구조조정을 위한 노사확약이 무산되고 자구계획이 미흡하거나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자금 부족이 발생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채권단 입장을 전달한 뒤 구조조정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김 부총리는 "구조조정은 꼭 필요하지만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며 "원칙을 갖고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들 조선소가 위치한 경남 지역과 GM 사태까지 겹친 군산 지역에 대한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통영 등 경남 지역과 전북 군산 지역에 24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1단계로 협력업체·근로자·소상공인 등 긴급 필요에 대한 자금을 신속지원하기로 했다"며 "지역 자금난 완화를 위해 24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긴급 지원자금은 △1300억원 규모의 협력업체 특별보증 프로그램 신설 △5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특별경영안정자금 신규 편성 △600억원 규모의 지역신보 특례보증 확대 등으로 편성된다. 정책금융 대출 1년간 만기 연장 및 원금상환 유예도 병행될 예정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긴급 유동성 지원, 업체 부담 완화, 직접 당사자 실질 지원 등 1단계 대책을 펴고 그 후 이른 시간 내에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보완산업 육성, 재취업 지원 등 2단계 규칙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조선소들이 결국 법정관리나 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서, 정책당국을 비롯한 국책은행들의 그간 결정과 경영 관리를 놓고도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2018-03-08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