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만 보는 '아웃리치'…통상전쟁 '생존전략' 맞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조치가 지구촌 '무역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 설득에만 주력하는 분위기다. 


유럽과 중국까지 번지는 보호무역주의 흐름에 전방위로 대처할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 들어 통상마찰 현안을 놓고 처음 소집된 5일 긴급 통상관계장관회의. 진전된 정부 대응방안이 나올까 관심을 모았지만, 미국내 우호세력을 접촉해 설득하겠다는 일명 '아웃리치' 방침만 되풀이됐다. 


회의를 주재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정부에 대해선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의회와 주 정부, 경제단체 등도 다방면으로 접촉해 설득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3월 G20 재무장관회의 등을 계기로 미국 등 주요국 재무장관과의 양자회담 등을 통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거듭 '미국 설득'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달말부터 미국을 찾아 아웃리치에 주력하다 귀국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뒤 6일 다시 아웃리치를 하러 미국으로 떠난다.


이러한 정부 대응은 미국의 통상 압박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이 주문한 '당당한 대응'과도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실효성도 의문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중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최대 25%의 관세를 추가로 매기는 내용을 담은 무역확장법 232조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다다음주인 19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장관회의에선 '뒷북 대응'이 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유럽이나 중국처럼 미국 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 설정이다.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까지 적극 검토중인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틈바구니에서 수출대국인 우리의 입지만 좁아질 수 있어서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간만에 수출을 중심으로 훈풍이 부나 했던 우리 경제에도 다시 먹구름이 낄 거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현 상황을 무역과 통상 정책의 일대 전환과 보완의 계기로 삼겠다"며 "수출·투자·인력 교류 등에 있어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과 전략적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신북방, 신남방 정책을 가속화하겠다"는 얘기다.


미국은 이미 올해초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상황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트럼프발(發) '아메리카 퍼스트'에서 우리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아웃리치 전략도 중요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지난해 간신히 모면한 '사드 보복' 타격에서 보듯, 전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흐름에 대처할 근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갈수록 힘이 실릴 전망이다.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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