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어난 아기가 일년새 12% 가까이 줄면서 사상 처음 3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자연증가 규모도 역대 최저를 나타내면서, 2027년 이후엔 본격적인 '인구 감소'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7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35만 77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6년에 비해 4만 8500명(11.9%) 감소한 규모다.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명대로 내려앉은 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후 사상 처음이다. 1970년만 해도 100만명을 넘던 출생아 수는 1975년 87만명, 1987년 62만명, 2001년 55만명 등으로 줄어들었다.
2002년 처음 40만명대로 들어섰고 결국 15년 만에 '40만명 마지노선'까지 무너진 셈이다. 연간 감소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도 IMF사태의 여파와 '밀레니엄 베이비' 반짝 출산의 기저 효과로 감소 폭이 컸던 2001년과 2002년 이후 15년 만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일년전의 1.17명에서 1.05명으로 내려앉으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 1.10명 이하로 내려앉은 건 2005년의 1.08명 이후 12년 만이다. 1970년 4.53명이던 합계출산율은 1983년 2.06명, 2001년 1.30명 등으로 줄곧 감소 추세다.
특히 지난해 30대 초반 출산율은 1천명당 97.7명으로, 일년전의 1천명당 110.1명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대 후반 역시 일년전의 56.4명에서 지난해엔 47.8명으로 15.2%, 20대 초반은 같은 기간 11.5명에서 9.6명으로 16.5% 각각 감소했다.
주 출산 연령인 30대 초반뿐 아니라, 4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출산율이 감소했다. 20대 후반 출산율도 10년 전엔 30대 후반보다 4배 가까이 높았지만, 지난해엔 서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1.67명으로 가장 높았고, 전남과 제주가 각각 1.33명과 1.31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은 0.84명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도 0.98명이었다.
이에 따라 세종만 일년새 출생아 수가 6.1% 증가했을 뿐, 나머지 16개 시도는 모두 감소했다. 울산은 13.8%나 줄어들었다.
평균 출산연령은 첫째 아이 경우 31.6세, 둘째는 33.4세, 셋째는 34.9세로 일년전보다 0.2세 높아졌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율도 29.4%로, 일년전보다 3.0%p 늘어났다.
지난해 사망자는 28만 5600명으로 일년새 1.7%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3년 이래 최대치다. 하루 평균 사망자는 783명으로 일년새 15명 늘었다.
인구 1천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조(粗)사망률은 5.6명으로 일년새 1.5% 증가했다. 다만 연령별로 보면 90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사망률이 2.0%p 증가했을 뿐, 그밖의 모든 연령층에선 감소했다.
50대 남자의 경우 사망률은 1천명당 20.7명으로, 7.0명인 여자보다 2.9배나 높았다. 40대 남자는 8.8명으로 4.0명의 여자보다 두 배가량, 60대 남자는 27.2명으로 10.4명인 여자의 2.7배가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출생에서 사망을 뺀 자연증가는 7만 2천명으로, 일년전의 12만 5천여명에 비해 5만명 넘게 줄어들었다. 일년전보다 42.6%나 감소하며 역시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같은 추세로 볼 때 당초 2031년으로 예측됐던 '인구 정점'은 4년가량 앞당겨진 2027년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2027년 이후엔 본격적인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생아 수나 출산율 감소폭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자연증가 감소에 의한 인구 감소도 빨라질 것"이라며 "예상했던 것 중에 최악의 출산율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018-02-28